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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고는 28일 오후 10시 15분께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불이 나면서 시작했다.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 전원이 비상 탈출했다.
기체에서 발생한 화재는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며 “‘타닥타닥’ 소리는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 그런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증언에 기반해 기내로 반입돼 오버헤드빈(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보관됐던 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항철위는 조사 결과 사고 항공기 양측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기체 문제로 인한 화재가 아님을 확인했다.
앞서 항철위는 같은날 오전 10시 부산경찰청, 부산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항공기 양쪽 날개에 3만 5000파운드의 항공유가 실려있는 점을 고려해 현장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기관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사고가 난 화재 현장을 찾아 감식 가능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항철위 관계자는 “감식 과정에서 다시 불이 날 경우 화재로 인한 폭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조치를 사전에 검토하고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공유를 빼고 감식할 것인지 그냥 두고 진행할지 추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통상적으로 디퓰링(defueling·연료 제거)을 하려면 항공기 연료 펌프를 돌려야 하는데, 파워 스위치가 있는 조종실 윗부분이 타버려 기름을 빼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합동감식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된다. 합동 감식에서는 화재가 시작된 지점과 발생한 원인 등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같은날 오후에는 프랑스 사고 조사위원회 관계자 10여명이 김해공항에 도착해 사고 조사에 참여했다. 이는 항공기를 제작하고 설계한 국가에서 사고 조사에 참여한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번 사고가 난 에어버스사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의 항공기업이 설립한 회사로, 프랑스에 본사가 있다. 항철위는 사고 조사를 위해 전날 화재가 난 항공기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하기도 했다. 항철위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부산 측은 “사고 원인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기내 반입 물품으로 인한 화재에 가능성을 두고 해당 물품에 대한 관련 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