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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약주에 가뭄의 단비된 中 ‘위드 코로나’…‘상한가’ 또 ‘상한가’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경보제약(214390)이, 코스닥에서는 화일약품(061250)과 한국유니온제약(080720)이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국제약품(002720)이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고 13일 종가도 전일 대비 11.78% 올랐다. 영진약품(003520)은 이날 한국거래소로부터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돼 14일부터 3거래일간 30분 단위 단일가 매매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일주일간 꾸준히 주가가 올랐다. 지난 6일 대비 13일 종가의 상승률은 △국제약품(44.73%) △화일약품(32.87%) △한국유니온제약(30.53%) △경보제약(26.46%) △영진약품(25.37%) △명문제약(017180)(19.18%) △일양약품(007570)(15.9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 7일 중국 중앙정부가 대규모 봉쇄와 유전자증폭(PCR) 검사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10대 방역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에 항생제를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중국 봉쇄완화의 수혜를 기대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감기약, 해열제 등 완제품이 아닌 원료의약품의 경우 수요 증가로 인한 매출 증가 효과가 필연적이라고 본다.
이날 7980원으로 장을 완주한 경보제약이 대표적이다. 종근당홀딩스(001630)의 원료의약품 자회사인 경보제약은 주로 감기약에 쓰이는 세포탁심, 세프트리악손과 같은 항생제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한다. 회사관계자는 “전체 수출물량의 20%가 중국향”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에서도 감기약 사재기 현상이 있었고 중국 역시 ‘위드 코로나’로 전환 후 감기약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물량, 특히 항생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과도한 기대감 반영…“실제 사업내용 확인해야”
다만 원료의약품 관련주로 묶여 함께 주가가 올랐음에도 중국 수출비중이 작거나 현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비교열위에 놓여 매출 상승에는 한계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글로벌 사업내용을 꼼꼼히 따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주일 간 25% 이상 주가가 오른 영진약품의 경우, 수출되는 항생제 매출의 90%는 일본이 차지하고 중국의 점유율은 한 자리 수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2~3년간 영진약품의 항생제 완제 및 원료수출 물량도 감소하는 추세였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항생제 매출액은 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104억원)나 늘었지만 증가물량의 대부분이 내수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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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약품은 지난 4월 항생제 ‘세프미녹스주’(수출명 Melnox)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일치성평가를 통과, 중국 의약품 국가집중구매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으면서 기대감이 모였다. 일치성평가란 중국 정부가 해당 의약품이 기존 오리지널 제품 대비 효능 및 품질관리가 일치함을 입증하는지 검증하는 시험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세프미녹스주가 당장 유의미한 매출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세프미녹스가 중국 제약사들과의 입찰경쟁에서 가격우위를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새 주가가 두 자리 수 이상 상승한 3개 제약사 관계자들은 모두 “(봉쇄완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당장 구체적인 내년 중국 매출 목표치도 세우지 않았을 정도로 회사 내부에서는 중국 사업에 큰 기대감이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회사의 주가 급등 원인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시장 추측대로 중국 봉쇄해제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 당장 중국 사업비중이 크지 않은 회사들의 주가는 다시 하락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