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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멈춰 세운 뉴욕증시 랠리…인텔 18% ‘깜짝 폭등’[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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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4.24 06:30:00

유가 105달러 재돌파…호르무즈 긴장에 투자심리 위축
소프트웨어 급락 직격탄…마이크로소프트·팔란티어 줄하락
반도체는 차별화…''아날로그 반도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19%↑
AI 투자·실적 호조는 여전…“조정 속에서도 상승 기반 유지”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 랠리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며 하락 전환했다. 중동 긴장 고조로 유가가 급등하고, 소프트웨어 업종 부진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다만 기업 실적 호조와 인공지능(AI) 기대는 여전히 시장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 재부각 속에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41% 빠진 7108.40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89% 내린 2만4438.50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0.36% 떨어진 4만9310.32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다시 105달러 돌파...미국-이란 해상 대치

이번 조정은 유가 급등과 소프트웨어 업종 급락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3% 오른 95.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6월물 역시 3% 뛴 배럴당 105.07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양국은 취약한 휴전 상태 속에서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두고 해상 대치를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상선 나포와 군사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해협 통과 선박 운항은 사실상 멈춘 상태로, 일부 이란 관련 선박만 제한적으로 이동하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선박은 즉각 사살하라”고 해군에 지시하며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미군은 이란 항만을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기 위해 유조선 2척을 요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유지되는 한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추가 위협에 대해서는 군사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역시 전쟁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장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테헤란 일부 지역에서 방공망이 가동돼 ‘적대적 목표물’을 요격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외교적 해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 방송 N12는 이란 수석 협상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혁명수비대 간섭으로 사임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란 내 군부 영향이 커지면서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양측 간 외교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 계획이 불투명한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이 해트필드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시장은 실적 시즌과 전쟁 뉴스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최근 랠리가 컸던 만큼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으며, 전쟁은 그 명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다시 급락…반도체주는 ‘탄탄’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주가 급락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IBM은 기대 이상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한 데 대한 실망감으로 8.3% 하락했다. 서비스나우는 중동 분쟁 여파로 구독 매출 성장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17.7% 급락했다.

이 영향으로 마이크로소프트 (-4%),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7.2%), 오라클 (-6%) 등 주요 소프트웨어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고, 소프트웨어 관련 ETF인 IGV ETF 는 5.8% 급락했다.

반면 반도체 업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분기 매출 48억3000만달러(+19%), 주당순이익(EPS) 1.68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2분기 매출 50억~54억달러의 강한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19.4% 급등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0% 급증한 가운데 산업용 반도체 매출도 30% 증가하며, 메타·아마존 등 빅테크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수혜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부각됐다. 전력관리·신호변환 등 필수 기능을 담당하는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AMD 와는 다른 축에서 AI 인프라 확장의 핵심 수혜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테슬라는 전날 연간 투자계획을 25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3.6% 하락세를 보였고, 반도체 설계 기업 암 홀딩스는 AI 칩 기대와 메타와의 협력 기대 속에 4.1% 상승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장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과 강한 향후 전망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18% 이상 급등하고 있다. 인텔은 23일(현지시간)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9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도 135억8000만달러로 전망치(124억2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7개 분기 중 5개 분기에서 이어졌던 감소 흐름을 끊어낸 것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22% 증가한 51억달러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는 AI 인프라 확장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 급증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AI 시장은 엔비디아의 GPU가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AI 서비스를 실제 운영하는 과정에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AI 시스템용 프로세서 수요가 매우 강하다”며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인텔은 2분기 매출을 138억~148억달러, 조정 EPS를 20센트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130억달러, EPS 9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AI 투자 확대 수혜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전반적인 시장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S&P 500 구성 기업의 약 80%가 1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AI 중심의 투자 흐름과 기업 실적 개선, 견조한 미국 경제가 증시 상승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제너스 헨더슨의 애덤 헤츠와 올리버 블랙번은 “이란 전쟁으로 변동성은 확대됐지만 금융시장은 비교적 견조한 회복력을 보였다”며 “투자자들은 충돌과 경제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투매(캡티큘레이션) 구간에 진입한 만큼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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