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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4.80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초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실상 연중 최고점에 근접했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9월 당시 달러인덱스 115에 육박한 킹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두 달 전 100을 밑돌았다가 계속 상승했다.
킹달러 현상은 달러화를 제외한 나머지 통화들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8로 집계됐다고 전날 밝혔다. PMI는 매출, 고용, 재고 등 기업이 체감하는 업황을 수치화한 값이다. 지난달 서비스업 PMI는 전월(54.1)보다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53.8)를 밑돌았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더한 종합 PMI는 7월 51.9에서 지난달 51.7로 하락했다.
왕저 차이신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에 상당한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에 간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3035위안을 기록했다. 전날 7.27달러대에서 더 올랐다(달러화 강세·유로화 약세). 이날 역내에서는 달러당 7.32위안대까지 치솟았다. 7.4위안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공포가 또 나올 수 있는 수준이다.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의 지난달 유로존 서비스업 PMI 확정치는 47.9를 기록했다. 2년6개월 만의 최저치다. 유로화는 달러인덱스 산정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통화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인덱스는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컨베라의 조 마님보 수석시장분석가는 “중국과 유럽에 대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안전한 피난처인 달러화로 수요가 몰려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나라 통화들이 계속 약세를 보인다면 달러화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인덱스 110 레벨까지는 일단 열어둬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엔화 초약세 국면 역시 달러화 가치를 띄웠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면서, 미일 금리 차에 따른 엔화 매도세가 확대했기 때문이다. 연준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간극이 더 커진 것이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약세를 막지는 못했다. 이날 한때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엔 환율이 147.8엔까지 치솟았다(달러화 강세·엔화 약세). 연중 최고치다.
국제 정세가 갑자기 요동 치는 것도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극동 지역을 방문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13일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며 “둘 사이에 싹트는 ‘브로맨스’(남자들의 우정)는 세계에 위험한 일”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