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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도 외출·외박 제한…인권위 “운동부 통제문화가 폭력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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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주 기자I 2021.04.06 12:00:00

인권위 '학교운동부 폭력 문화·관습에 대한 직권조사'
응답 선수 30% 이상, 외박·외출 제한 및 두발 제한 경험
인권위 "'폭력적 통제'가 인권 침해로 이어져"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성인인 대학생들도 외출·외박이 제한되거나 심부름을 강요받는 운동부 특유의 통제 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관련 기관에 이러한 문화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대학 운동부에서 경험한 행위(자료= 인권위)
인권위는 6일 대규모 운동부를 운영하는 9개 대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학교운동부 폭력 문화·관습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직권조사는 대학 운동부 선수 1~4학년 총 258명을 대상을 진행됐다.

인권위 관계자는 “대학 운동부 내 폭행이나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개별 진정을 다수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행위들이 단순히 행위자의 개인적 일탈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운동부의 엄격한 위계 문화와 관습에서 비롯된 것임을 파악했다”며 이번 조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권조사 대상 선수 중 38%(중복응답)는 ‘운동시간 외 외박이나 외출을 제한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37.2%는 두발 길이와 복장 등에 있어서 제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심부름이나 선배의 빨래·청소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한 선수는 32.2%에 달했다. 아울러 휴대전화 제한(22.5%), 데이트 등 교제에 대한 통제(13.6%)도 있었다.

이러한 일상행위의 통제는 운동부의 위계적 문화를 배경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평범한 통제가 아니라 폭력적 수단과 관습이 적용되는 ‘폭력적 통제’라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폭력적 통제는 그 행위를 하는 행위자의 일탈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부의 전통 즉, 위계적 문화의 일환으로 주로 저학년 선수들에게 강요되고 있다”며 “위계 우위에 있는 사람들은 폭력적 통제를 행하면서 폭력 자체에 둔감해지며 이는 실제로 심각한 폭력 행위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폭력 및 일상행위의 통제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운동부 전통’을 꼽은 응답자가 46.5%에 달했고, ‘아무 이유 없음’(31.8%)과 ‘행위자의 기분이 좋지 않아서’(31.2%) 등 답변이 나온 것을 고려하면 폭력적 문화가 상당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설문조사에서 대학 선수 46.1%는 폭력적 통제가 운동부 운영·운동능력 향상·운동 수행·승리 등과 관계없다고 응답했고, 폭력적 통제를 경험한 62.4%가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 이해 안 됨’, 35.7%가 ‘운동을 그만 두고 싶어짐’이라 응답해 폭력적 통제가 운동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이러한 ‘폭력적 통제’가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결정해야 하는 대학생들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며, 선수들의 자기결정권이나 일반적 행동자유권, 나아가 행복추구권 등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학과 정부, 체육 관계기관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관련 정책이 체계적이지 못한데다가 문제라고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대한체육회와 운동부를 운영하는 주요 대학 및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위계적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이 전제된 각종 괴롭힘과 인권침해 등 폭력적 통제에 대한 규제 및 예방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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