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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기계를 통해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중력파의 존재를 탐지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주신비를 알려줄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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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중력파 관측을 통한 천체의 탐구가 가능해졌다”며 “중력파 천문학 시대가 열린 것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과학재단(NSF)과 고급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라이고·LIGO)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간과 시간을 일그러뜨리는 것으로 알려진 중력파의 존재를 직접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력파의 간접 증거가 발견된 적은 있었지만, 직접 검출이 이뤄진 것은 과학역사상 처음이다.
아인슈타인은 지난 1916년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파의 존재를 주장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이론상으로 존재했던 현상이 검증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견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와 29배인 블랙홀 두 개로 이뤄진 쌍성이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중력파는 빛의 속도로 전파되므로 13억 년 전에 발생한 것이다.
중력파는 두 블랙홀이 중력파를 내면서 점차 접근해 충돌하기 직전 약 0.15초간 방출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빛 속도의 절반에 가까운 고속으로 충돌한 두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62배인 하나의 블랙홀로 변했고 이 과정에서 태양의 3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질량이 중력파 에너지로 빠져 나가 소멸했다.
가장 강도가 높았을 때 중력파로 방출되는 시간당 에너지는 관측 가능한 우주의 빛을 모두 합한 것의 50배에 달했다.
관측의 통계적 신뢰도는 5.1 시그마(σ) 이상으로, 잡음에 의해 우연히 이런 가짜 신호가 잡힐 확률은 500만분의 1 이하에 해당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관측된 중력파의 진동수 범위는 30∼150 헤르츠(Hz)로 이를 인위적으로 소리로 변환하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저음이 된다. 최대 진폭은 10의 21거듭제곱분의 1이다.
라이고 연구진은 레이저를 서로 수직인 두 방향으로 분리시켜 보낸 후 반사된 빛을 다시 합성해 경로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시공간의 뒤틀림을 측정했다.
약 3000km 떨어진 미국 루이지애나 주 리빙스턴과 워싱턴 주 핸포드, 두 개의 검출기를 동시에 가동해 가짜 신호와 진짜 신호를 구분하고, 미세한 시차를 이용해 파원의 방향을 추정했다.
특히 리빙스턴에서 관측한 것이 0.007초 먼저 도달해 중력파가 남반구 방향에서 왔다는 것을 파악했다.
라이고 연구팀은 1차 관측을 시작한 지난해 9월12일부터 약 16일간 가동 기간에 수집한 데이터로 이를 발견했다.
연구팀이 중력파를 검출한 시간은 작년 9월 14일 미국 동부일광시간(EDT) 오전 5시 51분, 국제표준시로는 오전 9시 51분,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6시 51분이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행하는 물리학계의 최고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실릴 예정이다.
한편, 라이고 연구는 1980년대에 라이너 와이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 캘리포니아공과대(캘텍)의 킵 손 명예교수와 로널드 드레버 명예교수에 의해 중력파를 검출하는 수단으로 처음 제안됐다. 손 교수는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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