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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31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필리핀에 있는 한국인 범죄자 마모(46)씨를 특경법 사기 등의 혐의로 필리핀에서 인도했다고 밝혔다. 해외에 머물고 있는 범죄자를 국내로 송환하는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한 달 여만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금융 피라미드 사기 조직의 온라인 거래소 총책이던 마씨는 지난 2003~2005년 통신다단계 사기 사건으로 약 3200억원의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마씨는 2006년 경찰 수사망을 피해 중국을 거쳐 필리핀으로 밀항했다. 이후 국내외 공범 30명과 함께 필리핀에서 대규모 가상화폐(암호화폐) 사기 범행을 꾸몄다.
마씨 일당은 2015년 10월 필리핀 마닐라에 ‘헷지 비트코인’이라는 가짜 가상화폐 온라인 거래소를 차린 후 서울 강남 등에 투자센터 22개소를 개설했다. 이들은 “6개월 만에 원금의 2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약 1년간 3만 5974명으로부터 1552억원을 가로챘다.
현지 경찰을 통해 마씨 소재를 파악해 오던 경찰은 지난해 3월 한국 경찰관으로 이뤄진 공동조사팀을 파견했다. 공동조사팀은 경찰주재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과 필리핀 이민청 직원들과 검거 작전을 벌인 끝에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밖에 2016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필리핀 수사당국과 함께 공범 30명 중 28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구속된 공범 6명 중 1명은 지난달 14일 필리핀 국외도피 사범 전세기 단체송환 때 국내 땅을 밟았다.
경찰청 외사국은 이달 23일 마닐라 현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필리핀 법무부 고위급 관계자와 마씨에 대한 국내 송환에 합의했다. 경찰청은 필리핀에서 피의자의 신병을 인수받아 체포 영장을 집행한 후 이날 오전 10시쯤 마씨를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필리핀으로 도피한 중요 도피사범들의 검거를 위해 현지 사법기관과 지속적으로 공조할 예정”이라며 “해외를 거점으로 한 범죄와 도피사범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 및 검거를 통해 교민 사회의 안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