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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금융 위기에 대한 선제적·예방적 대응 체계를 상설화해 금융 제도의 안정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금융안정계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선제적·예방적 지원 제도를 구축했다.
금융위 측은 금융안정계정 도입 목적에 대해 “대내외 충격으로 인해 금융 시장 전반적인 위기가 발생해 금융 회사가 일시적으로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유동성 공급·자본 확충 지원 등을 통해 금융업권의 부실을 예방하고 위기 전염을 차단해 금융 시장·제도의 신속한 안정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확산을 차단함으로써 부실 대응·정리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해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원 대상은 부실 금융 회사나 부실 우려 금융 회사가 아닌 부보금융회사(예금이 부분 보장되는 금융 기관) 또는 부보금융회사를 자회사 등으로 두는 금융지주회사 중 금융 시장의 급격한 변동 또는 제도적 환경 변화 등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금융 회사다.
지원 규모는 실제 선제적 금융 안정 수단을 활용하게 되는 시점에서의 금융 시장 상황, 금융 회사들의 재무 상황, 지원 방식 등에 따라 구체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안정계정은 유관 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금융위에서 활용 여부 등을 결정한 후, 예금보험공사에서 자금 지원 및 사후 관리 등을 실시한다.
수익자(금융회사) 부담 원칙, 신속한 위기 대응 필요성 등을 고려해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지 않고 예보기금 내에 계정을 설치한다.
이렇게 할 경우 예보채 발행, 예보기금 내 계정 간 차입, 예보기금의 일시적 활용 등을 통해 정부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금융권 스스로의 부담으로 금융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당국은 ‘수익자 부담’ 및 ‘전액 회수’ 원칙에 따라 위기 양상에 따라 유동성 공급(채무보증·대출) 또는 자본 확충(우선주 등 매입)을 지원한 후 약정 기한 내 자금을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유동성 공급은 금융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3년 이내 보증하고, 보증수수료를 참여 금융회사에서 징수하는 방식이다. 금융회사 채권의 발행·유통 등이 어려울 경우 보충적으로 대출을 활용한다. 자본 확충은 금융 회사의 우선주 등을 매입하고, 해당 금융회사에서 배당과 우선주 상환 등으로 지원 자금을 회수하는 형태다.
금융 회사들의 제도 악용 등 도덕적 해이 문제를 막기 위해 엄격한 사전 심사와 사후 관리도 실시한다. 자금 지원 시 ‘경영 건전성 제고 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상황을 반기마다 점검한다. 경영 건전성 제고 계획 불이행 시 보증 수수료 인상(유동성 지원), 시정 요구, 임직원 조치 요구 등 페널티를 부과할 계획이다.
특히 자본 확충 지원의 경우 ‘일정 비율 이상의 자본건전성 확보’를 전제로 하고, 배당·임원 성과급 제한, 자사주 매입 금지, 불이행 시 주주 권리 행사 장치 마련 등 상대적으로 엄격한 요건을 부과한다.
금융당국은 내달 중 세미나공청회를 개최한 이후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향후 입법 절차를 고려할 때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 시행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