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은에 따르면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예상한 수준으로 평가되면서 시장 영향이 크지 않았으나 연휴 기간 중 미 증시 변동성이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상당폭 확대된 만큼 국내 파급 영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최근 선보인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 R1’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섰다는 소식이 우리 연휴 기간 동안 나왔다. 이에 지난 27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뉴욕 증시의 AI용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딥시크 R1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가속기인 ‘H100’ 대신 성능을 낮춘 ‘H800’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개발비의 약 5.6%에 불과한 비용으로 성능이 유사한 제품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사양 AI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악재가 됐다.
한은은 “주초 주요 빅테크 기업의 AI 과잉투자 우려 부각, 미 신정부의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연휴 기간 있었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준금리 결정의 국제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정책금리를 동결했고, 캐나다와 유럽은 각각 정책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물가 안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향후 금리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유 부총재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및 속도,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국내 정치 상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관련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 영향을 경계감을 가지고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