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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등은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기내 선반 내 휴대용 배터리를 포함해 항공기 내 배선 합선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방침이다. 항철위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승객 소유의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에서 발화된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리면서 항공기 자체 안전 문제는 아닐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사고 원인과는 별개로 무안 참사 이후 한 달 만에 이어진 LCC 여객기 사고 소식 자체는 업계에 ‘악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국토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 9곳의 여객 수는 무안 참사 발생 이전 일주일(지난해 12월 22일~12월 29일) 160만3314명에서 참사 이후 일주일(지난해 12월 29일~올해 1월 5일) 149만837명으로 7%가량 감소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항공사인 제주항공 여객 수는 같은 기간 39만3206명에서 30만1371명으로 9만2000명 가량 감소했다. 참사 직후 하루 동안에만 취소 표가 약 6만8000건 가량 발생한 데 더해 제주항공 자체적으로 안정성 강화를 위해 동계기간 약 1900편의 노선 운항을 줄이기로 한 만큼 여객 수 감소가 더 이어질 수 있단 예상이 나온다.
이번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는 다행히 무안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승객 탈출 과정의 사전 안내방송과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승객들은 불길이 번지는 상황에서 별도의 기내 대피 명령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에어부산 측은 화재 확인 즉시 캐빈승무원이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 계통 즉시 차단 후 비상 탈출을 선포했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별도의 안내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루어진 상황으로,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하여 탈출업무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항공 업계 내에서는 잇따른 사고들이 LCC 항공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단기간 소비 심리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사고가 한 달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도가 높아져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도 “최근 사고가 LCC 항공기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사고 직후 (수요자들의) 단기적인 수요 위축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항공기 사고는 LCC뿐 아니라 대형항공사(FSC)에서도 있었고 또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기 사고 이후 정부도 LCC 안전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국토부는 무안 참사 이후 국내 LCC 업계와 함께 특별점검 회의를 열었고, 오는 4월 항공 안전 혁신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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