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20다산콜재단은 공공·민간콜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악·강성민원 대응 매뉴얼북’을 개발해 다음달 중 배포한다고 14일 밝혔다. 시는 이번 매뉴얼북이 전국에 약 30만명으로 추정되는 콜센터상담사의 피해예방을 위한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0다산콜재단은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07년 9월 ‘서울시 민원을 전화 한 통화로 해결’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이번에 발간될 매뉴얼은 민원 유형을 크게 △불쾌·불안 감정유발 △비협조 △민원 오용 △민원 남용 등 네 가지 형태로 나눴다. 또 △성희롱 △욕설·폭언 △ 협박·위협 △ 말꼬리·트집 △ 과도한 보상요구 △ 억지주장 △ 하소연 △ 장난·거짓민원 △장시간 통화 등 17개 상황으로 세분화해 각각 대응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제공한다. 여기에 그동안 일반적인 괴롭힘이나 악·강성 민원으로 분류됐던 성희롱, 폭언 등 외에 반말·짜증·고성, 말꼬리·트집, 개인정보수집거부, 무리한 요구 등 최근 자주 발생하는 민원에 대한 대응방법도 포함시켰다.
장시간 통화 민원에 대해선 1차적으로 다수 고객에 대한 평등한 상담제공을 위해 1회 통화시간 제한과 남은 상담시간을 알려주며 협조를 구한다. 또 2차는 통화시간 재공지, 3차는 종료 양해 멘트 후 전화를 끊는 내용이다.
감정피해 예방 및 회복방안도 담았다. 피해예방을 위해 통화전 ARS 대기시간 안내, 감성 연결음 및 녹음 공지부터 강성민원이 많은 주요 응대분야에 대한 AI상담시스템 우선 도입, ARS 경고멘트 송출 등의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또 감정피해 회복을 위한 강제 휴게 및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고 신체·물질적 법적 구제 방안도 알려준다. 악·강성민원 대응 매뉴얼북은 12월 중 120다산콜 재단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다.
120다산콜재단은 오는 20일 오후 2시, 서울시청 8층 다목적홀에서 ‘2024 감정노동자 보호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감정노동자의 감정피해 현황, 감정보호 대책방안, 소통 등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이이재 120다산콜재단 이사장은 “감정노동의 대표직종인 콜센터상담사에 대한 노동 권리와 복지를 위해 민간과 공공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개발·배포 예정”이라며 “감정노동자 보호와 사회인식 변화를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해 시민들의 인식개선은 물론 상담사들의 감정피해 예방부터 사후 관리방안까지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