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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최대 약국 체인 CVS헬스와 월마트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응급피임약의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CVS는 3회분으로, 월마트는 4~6회분으로 구매 한도를 뒀다.
다만 월마트는 이번주까지만 구매 제한을 두고 다음 달에 배송이 가능한 약에 대해서는 구매 제한을 걸지 않았다.
CVS측은 약에 대한 공정한 접근을 보장하기 위해 한시적인 구매 제한 조치를 시행했으며 매장과 온라인에서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응급피임약의 가격은 10달러(약 1만3000원)에서 50달러(약 6만4000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날 기준 대형 소매업체 웹사이트에서 주문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응급피임약의 가격이 35달러(약 4만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늘면서 물량이 달리자 평균 구매 가격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플랜B’로 통하는 응급피임약 처방전이 필요한 임신중절 약인 ‘플랜C’와는 다르다. 임신중절 약은 임신 10주 이내에 약물 낙태를 할 때 사용되는 반면, 응급피임약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관계 후 72시간 내로 복용하면 된다. 이 약은 주로 배란을 방지하고 착상을 막는다.
미 연방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린 직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응급피임약을 미리 구매하라고 권유하는 댓글과 게시물이 폭증했다. 일부는 가능한 많이 구매할 것이라고 호응했고, 또 다른 사람들은 당장 약이 필요한 사람들이 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미국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응급피임약은 유통 기한이 제한돼 있고, 많은 양을 비축해두면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의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며, 사재기를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낙태권을 제한하는 주(州)정부들은 낙태 시술 뿐 아니라 약물을 이용한 낙태 역시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텍사스주는 최근 우편으로 낙태약을 주고받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최근 제정했으며, 19개 주 정부는 낙태에 관한 원격 상담을 불허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원격상담을 통해 낙태를 허용하는 주에서 의사의 상담을 받고 임신중절 약을 처방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