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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후이 JP모건 전략가 "환율 연내 1500원대 가능성…외환위기는 안온다"

이윤화 기자I 2022.10.06 11:47:57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 수석전략가
경기 감수하면서 물가 대응 위해 고강도 긴축
킹달러 불가피, 외환 위기는 재현 가능성 적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내년 1분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한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달러화 강세도 이어질 것이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상황이 재현되진 않을 것이다.”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수석전략가


타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시아 수석전략가는 6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달러 초강세 속 亞 외환위기 재발 위험 점검’ 웨비나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타이 후이 수석전략가는 아시아권에 제2의 외환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은 적지만, 내년까지 연준을 필두로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고강도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가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피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때문에 3~4년 정도의 장기 투자를 계획한 것이 아니라면 주식보단 채권 시장이 더 투자하기 적절하단 의견도 덧붙였다.

◇美 고강도 긴축에 킹달러 불가피…“원화만 절하된 건 아냐”

미국 연준이 경기침체를 감수하면서까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먼저 잡겠단 의지를 보이면서 ‘킹달러’ 현상이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과 탄탄한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을 감안하면 제2의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적다고 분석했다.

타이 후이 수석전략가는 “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에 따른 금리차 및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과 영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고, 미국 역시 시장참가자들 중 80%가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인 만큼 주요국의 수요 위축은 수출 타격, 원화 약세 재료”라면서 “특히 원화가 한국과 수출 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엔화를 추종하고 대만의 대만달러가 급락한 점은 등은 원화에 더욱 더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년 하반기 들어서는 환율이 1300원대로 하락할 것이며 양호한 대외건전성 등을 감안 할 때 외환위기 발생 우려는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여전히 한국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달러 표시 대외부채도 안정적인 수준이며, 시장이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 정책운용을 신뢰하고 있다는 점 등이 원화 가치를 지지한다”면서 “시장 컨센서스는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하기 보다는 3개월내 1400원, 12개월내 132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아시아통화 급락세가 해당 국가의 기업 및 금융기관들에게 매우 어려운 도전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결론적으로 제2의 외환위기를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외환위기는 아시아 국가들이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를 미달러에 페그(고정)시키는 등의 지속불가능한 정책을 남발하면서 과도하게 누적된 불균형 때문에 시작된 것이지만, 지금 대부분의 아시아 주요국들은 이러한 불균형을 피하기 위해 관련 위험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이 수석전략가는 한미통화 스와프의 체결 보단 당분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더 원화 방어에 바람직하단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외환당국이 외평기금을 활용한 수출업체 선물환 직매입 등 여러가지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이미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미 통화 스와프가 원화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선 효과적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반드시 활용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위안화도 원화처럼 강달러 트렌드에서 같이 봐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중앙은행이 시급한 금리인상을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당분간 반등 어려워…장기투자 아니라면 신중해야

원화 뿐만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 달러 대비 MSCI 지수가 연초대비 45% 급락하면서 주식시장도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후이 수석전략가는 “실물 경제 악화보다는 첨단기술주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하는 한국 증시 특성과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아시아의 경제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위험과 기업실적 악화 전망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 주식은 밸류에이션상 매우 저렴한 상태이지만 반등을 위해서는 전자제품 수요 및 글로벌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살아나는 것이 먼저 확인되어야 하는 만큼 3~4년처럼 장기간에 걸쳐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단기간 성과를 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최근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영란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 등 정책 혼선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처럼 여전히 숨어있는 위험들이 글로벌 성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잠재적인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봤다.

그는 “당분간은 (주식 시장 투자에 대한) 더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면서 ”저성장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버틸 수 있는 기업들의 회사채나 경기방어주 등이 가장 바람직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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