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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유 급등 직격탄 美 스피릿항공, 34년 만에 운항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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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6.05.03 14:54:55

2일부터 영업 중단 절차 돌입…모든 항공편 취소
"항공유 가격 급등에 유동성 확보도 어려워 정리"
트럼프 행정부 구제금융 검토했으나 합의 실패
1만7000명 실직·항공권 가격상승 우려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항공이 이란 전쟁에 따른 항공유 가격 급등에 더 이상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창립 34년 만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스피릿항공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질서있는 영업 중단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부로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고객 서비스도 중단됐다.

(사진=AFP)
AP통신 등 외신들은 일부 승객들이 공항에 도착해서야 항공편 취소 사실을 알게 됐고, 직원들은 하룻밤 사이에 실직 통보를 받는 등 현장 혼란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스피릿항공은 최근 2년 새 두 번 파산 신청을 하는 등 재무 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에서 최근 이란 전쟁에 따른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영 비용 상승과 부채 증가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월 파산 보호를 신청할 당시 스피릿은 2020년 초부터 25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스피릿항공은 2025년 8월 부채 81억 달러, 자산 86억 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데이브 데이비스 스피릿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최근 몇 주간 연료 가격이 갑작스럽고 지속적으로 급등함에 따라, 결국 우리는 회사의 질서 있는 정리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또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유동성이 필요했으나, 스피릿은 이를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전혀 없었다”며 “이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우리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결과이다”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스피릿항공이 사업을 중단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5억 달러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는 대신 항공사 지분 최대 90%를 확보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갖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자들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피릿항공의 재정 상황 악화를 조 바이든 전 행정부 탓으로 돌리는 글을 게시했다. 바이든 정부가 2023년 스피릿과 제트블루 간의 합병 제안에 반대하면서 회생 기회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숀 더피 미 교통부장관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전임 교통장관인 피트 부티지지 모두에게 책임을 돌리며 “합병은 허용됐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자유주의 성향의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의 정책 분석가 태드 드헤이븐은 트럼프 행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공사의 현재 위기는 일련의 정책 실책이 연쇄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은 나쁜 외교 정책으로, 중동 분쟁이 항공유 가격과 스피릿항공의 운영 비용을 상승시켰다”고 꼬집었다.

스피릿항공 노동조합은 회사의 영업 중단이 1만 7000명의 미국인을 실직 상태로 몰아넣고, 항공사 간 경쟁을 약화시켜 항공 요금을 인상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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