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다문화동포팀은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재한 외국인을 비롯 다문화 및 이주배경 가정, 재외동포 또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이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전하는 특별한 인터뷰 코너 ‘위더뷰’(Witherview)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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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디자인 유학 중이던 조규연씨는 어느 날 옆 학교 남학생들과 단체 미팅 제안을 받게 된다. 프랑스에도 ‘과팅’이 있단 증거 여기 있다. 과팅이란 이 단어가 격한 공감 섞인 감탄사 유발하며 동반 인터뷰는 처음이라는 이 어색함 무장해제 시킨다.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휴대폰 번호를 물어봤잖아요.” 조규연씨가 ‘번호 딴 그 남자’가 지금 함께 있으니 일단 그렇게 믿기로 한다.
감성 돋는 장소 혹은 도시란 건 ‘실재’한다. 어쨌든 이 둘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무수한 로맨틱 무비 ‘띵장면’들을 의도하던, 의도치 않던 그들의 추억에 새겼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2018년에 결혼했으니 어느덧 부부 6년차다.
파리와 서울, 연인에서 부부로, 비현실과 현실의 구분. 연애는 뭐 쉬웠을까 “그런 말 마세요” 안 해본 사람처럼 왜 이러 실까. 연애와 결혼은 주제만 다를 뿐 끝나지 않는 ‘네버엔딩’ 싸움의 역사다. 부부싸움은 프랑스어로. ‘이것이 거기 있어야 할 자리가 맞는가’ 양말은 빨래통에 그건 남편이 잘못했다.
파리 명문 기술학교 ‘콩파뇽 뒤 드부아’(compagnons du Devoir)를 나온 ‘지붕장인’ 리오넬 매튜에게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우리 몇 월 몇일 몇 시 처음 만났어’ 불쑥 던지면 지체없이 결과 값나오는 이렇듯 ‘꿀 떨어지는 기억력’ 처음 봤다. 이러다 장인 장모 생신도 자동완성 각일지도, 설마?
모국 프랑스엔 ‘대중 목욕탕’이란 게 없다고 했다. 그런 데를 좋다고 따라간 이 프랑스 사위, ‘넌 이제 내 식구다’ 우리 식으로 데려간 K장인도 대단하다. 그곳엔 이태리 타월이 등장했고, 서로 등을 밀어주는 장면도 연출됐으며, 음료도 마셨을 테 고, 계란까진 안 물어봤다. 그래서 어땠는데? “자랑스러웠다”던데 그 진의는 무한 상상력에 맡기고자 한다.
이젠 시부모 차례. 결혼 이후 줄곧 한국에 살았고 그 기간 중 ‘코시국’이 있었으니 프랑스식 ‘시월드’를 “거의 겪어보지 못했다”는 대답. 그러나 순간 아내 조규연씨 얼굴에 근심이 차오르더니 “이제 곧 시어머니 한국 오시는데…” 내친 김에 인천 공항이라 가정하고 역할극을 해보기로 한다.
“그렇죠, 그렇죠 어머니~~하면서 이렇게.”
10년 전에 파리에서 ‘과팅’으로 만나 지금 부부가 된 사이. 10년 후엔 어떤 모습일지 그들도 궁금해한다. 2세를 계획 중이며, ‘지붕장인’으로 불리는 남편 리오넬 매튜가 이곳 대한민국에서 ‘지붕 전문 시공사’를 차렸으면 했고, 하나 더 아내 조규연씨는 시큰둥한 반응이었지만 리오넬 매튜는 “서울에서 살고 싶다” 했다.
파리를 대표하는 노래도 사골이듯 서울을 대표하는 노래도 ‘빈티지’다. 그걸 리오넬 매튜는 매력으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