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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코로나에 확진된 13개월 영아 유림이의 부모는 제주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 도착 13시간 뒤 유림이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중환자실로 급히 옮겨졌다. 간호사가 실수로 무려 기준치의 50배에 달하는 약물을 정맥주사했기 때문이다.
A양이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담당 간호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수간호사에게 알렸다. 하지만 응급조치를 하던 중에도 담당 간호사와 수간호사는 약물 과다 투여 사실을 의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유림이의 엄마는 “의사가 원인을 잘 모르겠다고 했다”면서 “오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아이의 폐가 엄청 망가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실을 다 알고도 의사에게 보고하지 않은 수간호사는 유림이의 부모에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기도할게요. 우리 같이”라고 뻔뻔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유림이의 엄마는 “(당시) 사실대로 말씀해주셨다면 제가 의사한테 가서 아이 살려달라고 무릎 꿇고 빌었을 것”이라며 고개를 떨군 채 통곡했다. 유림이는 결국 병원에 온 지 36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과다 투약 사실이 담당 의사에게 보고된 건 사고 발생 사흘 뒤였고, 유림이 부모에게 통지된 건 무려 3주 뒤였다. 수간호사는 A양 부모에게 ”담당 간호사가 죄책감에 빠져 울고불고 해버려서 저도 판단을 잘못해서 그렇게 됐다“라고 변명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담당 간호사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수간호사에게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