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원인 물질을 쉽고, 동시에 억제...치료제 개발 가능성 높여

강민구 기자I 2020.05.11 10:57:09

임미희 KAIST 교수팀, 치료제 개발 원리 입증
실험용 쥐 치료...쉽게 치료제 설계 가능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을 동시다발적으로 억제 가능한 치료제 개발 원리를 증명하고,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임미희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활성 산소종’과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 이온’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 원리를 증명했다고 11일 밝혔다.

단순한 원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군 저분자 화합물의 개발.<사진=한국과학기술원>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뇌 질환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질환의 원인으로 제시됐다. 다만 원인 인자들 사이의 원리들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 원인 인자로는 활성 산소종과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 이온이 알려졌다. 이 요인들은 개별적으로 질병을 유발하지만 상호 작용으로 뇌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원인 인자들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필요했다.

임 교수 연구팀은 단순한 저분자 화합물의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인자들을 쉽게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산화되는 정도가 다른 화합물들의 설계를 통해 쉽게 산화되는 화합물들이 알츠하이머 질병의 여러 원인 인자들을 한꺼번에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저분자 화합물의 산화 환원 반응으로 활성 산소종에 대한 항산화 작용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아밀로이드 베타 또는 금속·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과 섬유 형성 정도가 감소하는 것을 증명했다.

이 밖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실험용 쥐에 저분자 화합물을 주입해 뇌 속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의 양이 줄어들고,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의 손상된 인지 능력과 기억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임미희 교수는 “아주 단순한 방향족 저분자 화합물의 산화 정도의 차이를 이용해 여러 원인 인자들과의 반응성 유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며 “이 방법을 신약 개발의 디자인 방법으로 사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는 백무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이주영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달 1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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