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O 해빙되나 했는데…줄잇는 걸림돌

권소현 기자I 2016.06.01 11:29:43

브렉시트 투표·금리인상 가능성
휴가시즌 지나면 본격 대선국면
투자자들도 시큰둥…한동안 빙하기 지속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잠깐 해빙기를 맞는 듯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와 미국 금리인상 결정 등 변수가 많은 만큼 하반기 IPO 시장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들어 IPO를 위한 공모는 34건으로 총 72억달러를 조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꽁꽁 얼었던 IPO 시장은 2분기 들어 풀리는 듯했다. 미국 식품서비스 업체 US푸즈가 10억달러 이상 조달한데다 지난주 상장 이후에도 고공비행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누타닉스, 트윌리오 등 기업가치를 1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은 소위 ‘유니콘’ 스타트업이 상장심사를 신청했다는 소식도 들렸다. 여기에 S&P500지수의 올 들어 누적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IPO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도 형성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IPO를 주저하게 만드는 변수가 줄줄이다. 우선 14~15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해 각 지역 연은 총재들이 잇달아 매파 발언을 내놓으면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6월에 동결해도 7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월23일 실시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도 걸림돌이다. 찬반이 비등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한동안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7월로 넘어가면 상황은 더 안 좋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7월 각각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를 공식 확정하게 된다. 8월로 접어들면 보통 휴가시즌으로 IPO가 뜸해지는 시기고, 9월부터는 11월 대선까지는 정치적인 불확실성에 발목 잡힐 수 있다.

마크 한쏘 도이치방크 글로벌 ECM 헤드는 “대선이 있는 4분기로 접어들면 리스크를 피해야 할 이유들이 더 많아진다”며 “이같은 글로벌 이슈 때문에 기업들이 IPO에 나서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물량을 받아줄 투자자들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헤지펀드는 수익률에서 고전하고 있고 역발상(contrarian) 투자자들도 올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올해 순유출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작년 공모주 투자 성과가 시원치 않았던 것도 이유로 꼽힌다. 르네상스캐피탈은 작년 공모주 투자로 평균 15%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공모가를 결정할 때 20% 가까이 낮추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IPO 대어들이 상장을 꺼리는 이유다. 게다가 IPO 후보로 꼽히는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은 한동안 투자유치를 통해 현금을 쟁여놓은 상황이다.

(출처=FT·르네상스캐피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