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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제품 마진은 좀 늘었는데…여전히 어두운 전망

김성진 기자I 2024.03.06 12:00:00

2월 넷째주 에틸렌 스프레드 357달러
전주 대비 23% 증가하며 회복세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공급 감소 영향
"일시적 현상…올해도 쉽지 않을 것"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부진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회복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주요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품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올해도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LG화학 여수 NCC 2공장 전경.(사진=LG화학.)
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2월 마지막주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판매가와 원료인 납사 가격의 차)는 1톤당 357달러로 전주 290달러 대비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틸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이 통상 3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 구간에 접어든 셈이다. 에틸렌은 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 등 다양한 물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원료다. 이 중요성 때문에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에틸렌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석유화학 업황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에틸렌뿐 아니라 다른 석유화학 제품의 마진도 최근 상승세다. 프로필렌 스프레드는 222달러로 전주 195달러 대비 14% 올랐고 부타디엔은 24% 상승한 647달러로 집계됐다.

주요 제품 가격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는 납사 가격 하락이 꼽힌다. 납사는 원유를 증류할 때 유출되는 혼합물로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인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이 납사를 사들인 다음 분해해 다양한 제품들을 만들기 때문에 납사 가격 하락할수록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석유화학업계 부진의 근본적인 원인인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이 해소되진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 대국의 주요 소비지표들은 눈에 띄게 개선된 상황은 아니다. 2월 미국 제조업 PMI지수는 47.8로 시장 예상치인 49.5를 밑돌았고 중국 PMI 또한 49.1로 1월보다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도 업황 회복이 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거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본격적으로 석유화학시설을 늘리면서 수출국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은 5174만톤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나 늘어났다. 중국은 앞으로도 생산능력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석유화학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 상승은 주요 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는 올해도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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