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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차량도로청인 우크르아브토도르(Ukravtodor)는 25일 페이스북에 “적군은 통신이 원활치 않다. 그들은 방향을 읽을 수 없다”며 “우리가 그들이 지옥으로 곧장 갈 수 있게 돕자“는 글을 게시했다.
이와 함께 ‘꺼지고 러시아로 돌아가라’는 등 지명 대신 러시아군을 향한 욕설로 표지판이 변경된 모습을 사진으로 게재했다.
27일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화염병을 제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게재됐다. 화염병은 석유 등 가연성 액체를 유리병에 넣고 심지를 꽂아 불을 붙여 던지는 투척 무기로 상대적으로 간단한 제조법 때문에 시민의 저항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25일 구글 검색 결과를 토대로 “지난 24시간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몰로토프 칵테일(화염병)’ 제조법 검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화염병을 던져서라도 러시아군을 무력화해 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또 인적·물적자원을 전시체제로 전환하는 국가총동원령을 내리고,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을 모두 소집했다. 당초 18~60세 남성에 한정됐던 소집 대상도 전체 연령대, 모든 시민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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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25일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만키브카 관공서 밖에 수백명의 성인 남성들이 자원 입대를 위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정부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수천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고국 방어를 위해 자원 입대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 시민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개XX들(bastards)을 우리 땅에서 몰아낼 것이다”라며 강한 항전 의지를 내비쳤다.
또 같은날 워싱턴포스트는 시민들의 피난 행렬이 이어지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반대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에 자원입대 하려는 시민들의 귀국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기를 집어든 건 시민들 뿐만이 아니었다.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이자 수도 키예프 시장인 비탈리 클리치코, 현역 하원의원인 키라 루디크,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을 역임한 볼로디미르 오멜리얀 등 우크라이나의 전현직 정치인들도 직접 무기를 들고 러시아군과 싸우겠다는 항전 의지를 속속 다졌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헌혈하며 군인들을 도왔다. 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결혼식을 앞당기고 식을 올리자마자 동반 입대한 우크라이나 신혼부부도 있다. 이들은 오는 6월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습하자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고 참전하기로 했다.
한 시민이 러시아군 탱크 등 군용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선 것과 우크라니아 해병대 공병이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기 위해 다리 위에서 자폭을 감행한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성공적이고,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결정적 계기를 만들지 못하며 특히 북쪽 지역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총공세를 펼쳤지만 우크라이나의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혀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7일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잇따르자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지시했다”며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8일 오전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진행되는 첫 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