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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 7일 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 1층. 미국 대통령으로는 25년 만에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KBS교향악단의 마지막 연주가 끝나자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이날 자리에 함께 한 KBS교향악단 기획담당 이한신 과장은 공연 뒤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먼저 기립하자 모두 일어나 많은 박수를 받았다”며 “마지막 미국 대표 작곡가 번스타인의 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연주하는 내내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며 박자를 맞추는 모습은 인상이었다”고 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 과장은 “문재인 대통령 역시 축하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무대에 선 단원들과 문화예술인들도 덕분에 편안하게 연주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1992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방한 이후 25년 만으로 최고의 예우와 격식에 맞춘 만큼 비밀리에 긴급하게 이뤄졌다. KBS교향악단은 방한 3일 전 청와대로부터 통보 받고 오케스트라를 꾸렸다. 이날 편성 단원은 70명으로 연습에 매진했다. 지휘는 한국 대표 여성 지휘자를 물색 중에 국내외 경력이 화려한 여자경이 꼽혔다.
KBS교향악단은 만찬 행사의 포문을 연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의 ‘경기병 서곡’을 비롯해 가수 박효신의 ‘야생화’, 피날레 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메들리 등 총 3곡을 들려줬다. ‘경기병 서곡’은 경기병의 씩씩한 모습을 경쾌하게 묘사한 곡이다. 한미 양국 관계가 탄탄한 행진을 이어가길 바라는 뜻에서 선곡했다.
이날 지휘봉을 잡은 여자경은 “25년만에 미국 대통령 한국방문에서 지휘를 맡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임했다”며 “한국인 음악가들을 대표하는 만큼 더 완벽히 준비해 좋은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단원들과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 리허설과 연주까지 모두 집중해 더 깊은 교감있는 연주를 들려줄 수 있었다. 장내에 150명 내빈 모두 순서마다 함께 즐기는듯 흡족해 보여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고 귀띔했다.
또 “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트럼프 대통령 내외 등 각계 인사들과 악수를 나눴는데 연주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아 보람됐다”고도 웃었다. 단원들 역시 “연습과 연주까지 시간이 촉박해 걱정도 앞섰는데 결과도 만족스러울 뿐더러 외교적으로도 일조할 수 있어 보람이 컸다”고 말했다.
이밖에 만찬에는 한국 영화계 거장 이창동 감독, 칸 국제 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전도연, 한국 모델의 세계 진출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 모델 한혜진이 참석했다. 또한 최근 300만 관객을 모으며 주목 받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의 실제 모델인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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