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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면의 넉넉한 용량은 소비자를 유혹한다. 한 개 용량(630g·2인분)은 여타 팔도 ‘팔도비빔면’(130g), 농심 ‘배홍동’(137g), 오뚜기 ‘진비빔면’(156g)보다 묵직하다. 포장재와 고명 무게를 고려하더라도 1.5배 크기다. 비빔면 불변의 ‘한 개는 부족하고 두 개는 푸짐’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초반 호응은 무난하다. 들기름간장·소고기고추장 2종류의 유수면은 지난달 사전 예약분 6000개가 동났고, 자사몰 판매량까지 합하면 출시 이후 7000개 넘게 팔렸다.
편함을 무기로 한 냉동면과 정반대 흐름을 보이는 게 생면(生麵)이다. 유통 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아 짧은 호흡으로 제조와 유통을 소화해야 한다. 가격대도 건면보다 비싸서 주로 질을 중시하는 고관여 소비자로 수요가 한정돼 있다. 그러나 집밥 생활이 길어지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보다 맛을 좇는 기류도 만만찮아졌다는 게 업계 체감이다.
이 분야 강자 풀무원은 기존 생면 제품을 강화한 신제품 ‘평양냉면’을 이달 출시했다. 그간 생면을 활용한 냉면 제품은 있었지만 이번 제품은 ‘초고압 제면공법’을 써서 맛의 질을 끌어올렸다는 게 풀무원 설명이다.
생면은 제면 압력이 셀수록 면 조직이 단단하고 탄탄해진다. 그럴수록 식감이 살고, 면이 덜 끊기고 덜 붇는다. 식감에서 실망하면 맛의 균일함을 유지하지 못할 뿐더러 먹는 재미까지 해치기 마련이다. 이번에 나온 초고압 제면공법은 전보다 압력이 세 배 높은 150마력이다.
지난달 600억원을 들여 완공한 충북 음성군의 ‘최첨단 가정간편식 생면 공장’은 평양냉면의 전초기지다. 여름 성수기 평양냉면에 주력하고 계절마다 쫄면, 메밀막국수, 메밀소바 등 생면을 꾹꾹 눌러 생산할 계획이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건면은 여전히 건재하다. 저렴한 가격과 쉬운 조리법이 경쟁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지난해 1500억원 규모로 추산(오프라인 기준)된 비빔면 시장에서 라면 업체의 규모는 1350억원 가량으로 압도적이다.
비빔면 시장은 팔도비빔면이 과반 점유율로 독주하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나온 농심 배홍동이 지난달 한 마트 비빔면 판매량 집계 결과 2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3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900만 봉을 기록해, 하루 약 22만 봉씩 팔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