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지난 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사흘 전 10대 여학생이 서울 강남구의 한 고층 빌딩 옥상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장면이 SNS에 생중계된 사건에 대해 “정상적인 테두리 내에서는 도저히 해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자살방조로만 입건할 뿐만 아니라 제가 보기에는 약물 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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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A양을 보면 정서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한편으로는 불안만 호소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고양된 것처럼 웃음을 보인다”며 “정상적인 테두리 내에서 해명이 안 되는 태도를 보인다”면서 약물 투약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A양과 극단적 선택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 B씨에 대해 “경찰이 자살방조 혐의로만 입건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 수사도 해야 한다”며 “B씨의 주장대로 자살과 연관된 시도를 하기 위해 만난 건지, 약물을 하고 나서의 반응인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미성년자들은 우울증에 걸릴 경우, 정신과 진료 등을 쉽게 받을 수 없고 부모님께 이야기를 해도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혹은 사춘기의 문제로 간과하다 보니 호소할 곳이 없다”며 “그래서 온라인으로 모여든다.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고 상의하는 게 주로 해결방식”이라고 말했다. ‘우울증 갤러리’도 이러한 커뮤니티 중 하나라고.
이 교수는 “이를 악용해 취약한 미성년자들을 착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익명성을 이용해 성희롱을 한다거나 또는 서로 헐뜯는 종류의 코멘트를 하기도 한다. 본인들은 아픔을 호소했는데 그걸 비웃기도 하고 또 유인하는 등 더 심각한 문제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명만 희생된 게 아니라 무려 8명의 희생자가 있다는 제보도 있다. 그렇기에 경찰이 단순히 B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입건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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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B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강남역에서 A양과 만났는데 화를 나에게 푸는 느낌이었다. 이런 사람과 같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게 싫어져 한 시간도 채 만나지 않고 헤어졌다”며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부인했다.
아울러 경찰은 A양의 죽음과 ‘우울증 갤러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대방팸’의 관련성을 주목하고 있다.
한겨레에 따르면 우울증 갤러리에서 여성 회원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신대방팸’은 신대방동의 한 좁은 아지트에서 10명이 넘는 인원이 모여 살고 있다. 남녀 미성년자들이 한 남성에 ‘아빠’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등 영화 ‘박화영’ 내용과 흡사한 모습이다.
이들은 우울증 갤러리에 새로운 여성이 등장하면 접근해 아지트로 꾀어내 성추행과 강간 등 성범죄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보한 C씨는 “성관계 영상과 사진을 찍어 커뮤니티에 올리고 어린 여성들을 협박하는 것들을 지켜봤다.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를 여러 차례 봐왔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현재 ‘신대방팸’의 뚜렷한 혐의점을 찾은 것은 없으나 실종 아동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불법 행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는 ‘우울증 갤러리’에 대해 일시 차단을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