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내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경고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이 지적한 전단은 지난달 31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김포에서 살포한 것으로, 당시 단체는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에 날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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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90년대 이후로는 국내 민간단체가 꾸준히 전단 살포 행사를 가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안전 문제로 전단 살포를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충돌 역시 여러 차례 벌어졌다. 2014년에는 북측이 극우 단체가 띄운 전단살포용 풍선을 향해 사격을 가하면서 파주 지역 시민들과 전단 살포 단체가 크게 충돌하는 사태도 있었다.
이들이 뿌리는 전단 내용은 체제 선전전이 극심했던 80년대 관제 대북 전단과 비교할 때 내용도 많이 다르다. 과거에도 북측 체제와 지도자 비방을 담은 전단이 있었으나 남한 체제 우위를 홍보하기 위한 이미지, 문구가 주로 쓰였다. 특히 여성 모델을 이용한 선정적 이미지로 북한 주민의 이탈을 회유, 유도하는 대북 전단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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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5일 파주에서 살포를 시도하다 포기한 전단에는 “핵 미치광 김정은 놈 때려부셔요”라는 거친 표현이 들어갔다. 이 단체가 2017년에 날린 전단에는 “굶주린 인민의 피땀으로 핵 로케트 도발에 미쳐버린 김정은을 인류가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맏형 김정남을 잔인하게 살해한 인간백정 김정은”과 같은 문구가 담긴 전단도 있다.
이처럼 국내 민간단체가 최근 북한에 살포하는 전단은 북한 주민의 설득, 남한 체제 우위 과시 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을 성토하는 데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을 향한 메시지라기보다는 국내 보수층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호소하는 데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마저 든다.
실제로 탈북민단체들이 국내에서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전단 살포 행사 등을 과장되게 진행한다는 비판도 있다. 심지어 전단 살포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파주의 경우 바람 방향 때문에 전단이 북한에 도달하기 쉽지 않아 양평, 서울 외곽 등에서 전단이 발견돼 쓰레기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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