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에서의 두 번째 일정으로 인근지역 동포를 숙소 호텔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과거 독일 통일 사례에서도 봤듯 우리가 통일을 하려면 주변국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우리의 통일 염원과 정책을 주변에 적극 알려주셔야 중국의 큰 협력과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며 “한반도 통일 시대를 열어 가는데, 여러분께서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8·25남북 합의’와 관련, “얼마 전 북한의 지뢰 도발로 발생한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원칙을 지키면서 북한과의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당시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고 안보불안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의지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대화와 교류는 계속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합의 후속조치에 대해선 “조만간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하고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통일을 위한 실질적 준비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각 지역 동포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한편, 우리 동포들의 편익 증진이 정부가 가장 관심을 두고 노력을 경주하는 동포정책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주상하이총영사관의 ‘영사콜센터’ 운영 ▲민족 정체성 유지를 위한 한글학교 지원 확대 ▲온오프라인상 동포사회 네트워크의 지속적 확대 계획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간담회에 우리 독립운동에 기여한 중국인 고(故) 저보성 선생의 후손 저정원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조부인 저보성 선생이 중국인임에도, 대한민국의 독립에 큰 기여를 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고,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한·중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최대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인턴 1기생 대표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은혜씨에게도 “당당한 한국 청년의 저력을 보여주고 후배들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격려했다. 알리바바 인턴 교육은 작년 8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박 대통령 예방 당시 박 대통령이 제안한 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다.
이외에도 간담회에는 광복군인 김우전 한국광복군 동지회장과 조성혜 합비대학 한국어과 교수, 황윤언 효성 중국법인 대표, 이혜순 상하이한국학교 교장, 박상윤 상하이상윤무역회사 대표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