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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 하는데 월급 194만원 차이…격차 줄일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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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6.10.27 06: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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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②]
임금 격차 194만원 '역대 최대'…韓 이중구조 극심
직무급제 전환·직무 평가 제도 등 쟁점 산적
"사용자에 책임 부과 안돼…국가 프로젝트로 삼아야"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고 있는 반면 정규직과 월급 격차는 해가 다르게 벌어지는 등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하자 고용형태나 소속 기업에 따른 불합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기업별로 임금을 정하는 관행이 강하고, 업종별로 공통의 임금 기준을 만드는 산별교섭 기반이 약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기업마다 다른 임금체계와 복잡한 하청 구조를 고려해 일의 가치를 평가할 기준을 마련하고, 노사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보상체계를 바꿔가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임금 격차 9년 연속 벌어져…노동시장 양극화 심화

26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연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시행하기 위한 장기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방안과 함께 임금정보 제공 확대 등이 논의되고 있다.

배경에는 노동시장의 격차가 있다.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867만 1000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 38.5%를 차지했다. 비정규직 비중은 전년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2017년 이후 9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쓰는 중이다. 지난 8월 기준 월평균 임금 격차는 194만원으로 1년 만에 13만 2000원 벌어졌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은 모든 노동자의 월급을 같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의 가치에 맞게 보상하고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 차이를 줄이자는 원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범위의 업무와 책임을 맡은 조리팀장 두 명 가운데 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명에게 직책수당을 주지 않는다면 개선이 필요한 차이가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차별 예방 가이드라인도 이 같은 예시를 들어 고용형태보다 실제 직책과 수행 업무를 기준으로 수당을 지급하도록 권고한다.

하지만 은행 직원과 콜센터 용역업체 직원, 서로 다른 철도회사 기관사 등 직무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월급을 반드시 같게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임금체계 개편’ 큰 걸림돌…전문가들 “노사 충분한 협의 필요”

일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불합리한 임금·복지 차이를 줄이기 위해 2020년 대기업, 2021년 중소기업부터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어떤 처우 차이를 인정하고 무엇을 차별로 봐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이달부터 개정 지침과 시행규칙 등을 적용해 상여금·퇴직수당·각종 수당의 지급 기준과 회사의 설명 절차를 구체화했다. 핵심은 정규직·비정규직 여부를 기준으로 삼지 말고, 해당 수당을 주는 이유와 조건에 맞춰 지급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가족수당은 앞으로도 계속 근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약직·시간제 근로자에게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 주거수당도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이사를 해야 하는 전근 대상이라면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당을 주지 않거나 적게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한국 역시 ‘같은 가치의 일에는 같은 임금’이라는 원칙을 실제 처우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법에 원칙을 명시해도 기업이 일의 가치를 평가하고 임금을 정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고용형태에 따른 불합리한 격차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로드맵에도 직무평가 기준과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철성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근로자마다 숙련도도 다르고 하는 업무도 다를 수 있으니, 평가를 제대로 한 뒤에 직무급 체계가 노사 자율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직을 중심으로 직무급 전환이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등 실제 개편 과정에서 발생할 쟁점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역할이 법제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있다. 노사가 업무별 임금 수준을 비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별로 다른 임금 기준을 업종·직종 단위에서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경계를 넘는 ‘초기업 교섭’ 역시 이런 합의를 쌓아갈 수단으로 논의된다.

이은주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저출생처럼 국가 프로젝트로 삼아 정권에 따라 논의가 중단되지 않도록 장기 과제로 끌고 가야 한다”며 “국가는 조력자에 머물고, 노사가 업종 특성에 맞게 합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직정보 게시물.(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구직정보 게시물.(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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