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여성 김모(37)씨는 요즘 뉴스를 읽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할 때 화면을 조심해서 누른다. 기사 중간에 쿠팡 앱이나 상품 페이지로 이동하는 일이 반복돼서다. 그는 “예전엔 내가 잘못 눌렀나 했는데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제는 상당히 거슬리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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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납치광고를 만드는 것은 쿠팡이 아니라 제휴마케팅 프로그램 ‘쿠팡 파트너스’에 가입한 광고 파트너들이다. 이들은 블로그와 커뮤니티, 언론사 사이트 등 자신이 운영하거나 광고를 게재한 웹페이지에 쿠팡 링크를 삽입하고 구매가 발생하면 통상 구매액의 3% 안팎을 수수료로 받는다. 유입된 이용자가 일정 기간 내(24시간으로 알려짐) 쿠팡에서 물건(해당 광고 물건과 무관)을 구매하면 파트너 실적으로 인정되는 구조여서 일부 파트너들이 무리한 광고를 시도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릭도 하지 않았는데 왜 쿠팡이 열리는 걸까. 개인정보위가 확인한 대표적 수법은 화면 전체를 보이지 않는 버튼으로 덮어씌우는 ‘투명 버튼’이다. 이용자는 기사 화면이나 닫기(X) 버튼을 눌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광고가 클릭된 것으로 인식된다. 광고가 실린 웹이나 앱에 접속하고 3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쿠팡으로 넘어가게 하는 방식도 있다.
납치광고는 단순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하지 않아도 쿠팡으로 강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방문 주소와 접속시간 등 온라인 활동기록까지 수집됐기 때문이다. 개인정보위는 이런 기록이 누적되면 개인의 관심사와 성향은 물론 사상·건강까지 추론할 수 있다고 봤다.
쿠팡은 신고제도와 탐지 시스템으로 부정광고를 걸러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자체 정책상 계정 해지 대상인 파트너를 제재하지 않았고 일부에는 적발 이후에도 추가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 가입 때 운영 매체를 등록받는 만큼 적발과 차단이 가능했다는 게 개인정보위 판단이다.
법적 규율도 아직 미비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광고 삭제를 제한하는 행위만 금지하고 있다. 접속만으로 다른 사이트나 앱으로 넘어가는 유형은 규율 대상에서 빠져 있다. 현재 국회에 관련 개정안이 계류 중이지만 법이 정비되기 전까지는 플랫폼의 자체 관리에 기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납치광고는 다크패턴과 유사하다”며 “납치광고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의 구매 실적까지 파트너 성과로 인정하는 구조에서는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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