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에 미중 갈등 격화...美 "中수출 통제 강화"

김윤지 기자I 2025.01.30 14:51:31

美상무장관 지명자, 中수출 통제 강화 예고
트럼프, 엔비디아 저사양 칩도 수출 제한 검토
오픈AI·MS, 딥시크 도용 조사 등 美경계 고조

생성형 AI인 중국 딥시크와 미국 챗GPT 앱 로고.(사진=AFP)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김상윤 뉴욕 특파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선보인 새 AI 모델이 ‘저비용 고사양’으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미국이 대중 수출 통제 강화를 예고하는 등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를 억제하기 위한 수출 통제 강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딥시크 관련 질문에 “미국의 혁신을 장려하고 중국을 그만 도와줘야 한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도구를 사용해 미국과 경쟁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해 “매우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배경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AI 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만든 H20 칩의 대중 수출 통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H20 칩은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요건에 맞춰 설계한 저사양 제품으로, 이 또한 중국으로 수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감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시크가 오픈AI의 기술과 자료를 무단 사용한 것은 아닌지 조사에 착수했다.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의 독점 모델을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증류’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증류는 AI 모델이 다른 모델의 출력 결과를 훈련 목적으로 사용해 유사한 기능을 개발하는 것으로,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긴 하나 이는 오픈AI의 서비스 약관을 위반한다고 FT는 지적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또한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딥시크처럼 오픈 소스 기반인 자사 AI 모델 ‘라마’의 성공을 자신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오픈 소스 표준이 자리 잡을 것이고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그 표준은 미국의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의 압박이 오히려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자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딥시크 창립자인 량원펑은 전날 중국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반도체 수출 통제가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통신·반도체산업 전문가인 마지화 애널리스트는 중국 현지 매체인 글로벌타임스에 “딥시크의 성공은 미국 바이든 정부가 4년 내내 지속한 중국을 겨냥한 첨단기술 억제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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