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수면장애(몽유병)을 앓던 A씨는 2019년 3월22일 경남 김해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생후 약 15개월이 지난 아기의 목과 팔, 다리, 가슴, 배 등을 깨물어 피멍과 상처를 냈다.
몽유병은 해리성 장애의 하나로, 수면 중에 말이나 어떤 동작을 하거나 혹은 사방으로 걸어 다니는 행동을 하는 장애를 말한다. 잠에서 깨어나 각성시에도 어리둥절해 하고 자신이 하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아이 몸을 깨문 뒤 잠에서 깬 A씨는 이내 아이의 상처를 인지했지만, 이 같은 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부터 9일 뒤에는 안방 침대에 누워 낮잠을 자던 아기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머리뼈가 골절되고 눈과 광대뼈 등을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아이에겐 급성 경막하출혈, 뇌부종 등이 생겼으나 이번에도 A씨는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아기를 이틀 동안 방치했다.
이후 A씨는 아기가 의식이 없는 것을 보고 뒤늦게 병원에 데려갔으나, 아이는 결국 사망했다.
당시 A씨는 아내와의 불화, 빈곤, 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아버지로서 피해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양육할 의무가 있다”며 “원심이 피고인에 대하여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원심을 유지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