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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중국이 달라졌다.’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 가전업체의 ‘약진’이다.
참여 업체 수부터 압도적이었다. 전체 참여 기업 1600여개사 가운데 중국 업체가 무려 40%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의 위상도 예년과는 달랐다. 중국 전자업체인 화웨이컨슈머비즈니스그룹의 리차드 위(Richard Yu)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IFA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기조연설은 행사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갑작스레 일정이 취소되긴 했지만, 궈 타이밍 폭스콘 회장도 기조연설자로 초청 받았다.
중국업체들이 내놓은 제품들도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에 충분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우리 기업 제품을 베끼는 행위는 여전했지만, 종전까지는 단순히 베끼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기능을 하나라도 더했다. ‘플러스 알파(+α)’가 더해진 중국 가전 제품은 더 이상 ‘짝퉁’에만 머무르지 않은 셈이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센스가 선보인 ‘트리플 워셔’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왼쪽과, 오른쪽 상·하단에 세 가지 통을 둬, 동시에 세 곳에서 세탁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 부문을 인수한 하이얼은 상단엔 세탁 기능만, 하단엔 드라이어 기능을 갖춘 ‘듀오 드라이’ 제품을 선보였다.
미디어(Midea)도 위엔 세탁기로, 아래엔 세탁기와 드라이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세탁기를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앞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플렉스워시’, LG전자의 ‘트윈워시’ 등과 비슷한 형태의 제품이지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한국 제품과 달라보이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이얼은 또 냉장고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기능을 하는 디스플레이를 양쪽에 동시 적용한 냉장고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패밀리허브’ 스마트 화면과 LG전자의 ‘노크온’ 기능을 한꺼번에 탑재한 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국내를 포함한 선진 업체를 베끼는 데 그치지 않고 뭐라도 덧붙여 (국내 업체를) 따라잡으려는 모습”이라며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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