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5.01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되돌리면서 4.960%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움직임은 2023년 10월 23일과 비슷한 것으로, 당시에도 10년물 금리는 오전 중 5%에 도달했지만 장 마감 무렵에는 4.8%를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급락했다.
WSJ는 “채권시장이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정표”라면서 “2023년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의 후유증이 원인이었으나 이번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주된 원인”이라고 짚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국채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바이백(재매입) 확대 등 이례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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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5%를 확실히 넘어설 경우 차입 환경은 10년물 금리가 때때로 수개월 동안 5%를 웃돌았던 2000년대와 비슷해질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10년물 금리가 수년간 5% 수준에 머물렀던 1990년대까지 떠올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높은 국채금리가 지속될 경우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은 크게 늘어난다. 미국 정부는 이미 국방비보다 이자 비용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데이비드 슈바이커트 공화당 하원의원(애리조나)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오늘 나온 숫자는 의회를 겁먹게 해야 한다”고 썼다.
시장에선 향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의 견조함에 대해 이전보다 훨씬 낙관적이다. 10년물 국채금리가 5% 수준이더라도 경제가 빠르게 둔화하지 않고 이를 견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역시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PGIM 크레디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그레그 피터스는 “전통적인 경기침체 외에는 금리가 내려갈 만한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금리가 더 높아지거나 높은 수준에 계속 머물 수 있는 여건이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거듭 요구해왔으나 최근 금리 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곤란한 입장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강하게 나오자 투자자들은 연준이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단기금리를 인상한 뒤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압도적으로 높게 보고 있다.
단기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은 장기 국채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10년물 국채금리는 대체로 4~5% 사이에서 움직여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말 처음으로 이란을 공격하기 직전에는 4%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고,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지난주 약 9% 급등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예멘 서해안의 또 다른 주요 해상 요충지를 사실상 장악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 초반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지만 여전히 1% 오른 배럴당 105.68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최근 국채금리 상승이 일정 부분 경제의 정상화를 반영한다고 본다. 즉, 중앙은행의 대규모 채권 매입과 초저금리가 특징이었던 2010년대와 2020년대 초반 이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경제 환경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미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선다. 이는 10년 전의 약 두 배 규모다. 연방정부 부채가 늘어나면 시장에 공급되는 미 국채 물량도 증가한다. 이는 채권 가격을 낮추고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풍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높은 금리가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차입 비용이 높아지면 기업 투자가 둔화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오히려 장기 국채금리를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메건 스위버 미국 금리전략가는 “연준이 이번 주 금리를 인상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오히려 장기금리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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