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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고 하더라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시행자로 지정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은 망상지구 시행자 유치·지정 과정에서 사업부지의 50% 취득자를 지정하려고 하면서 (피고인 회사의) 실제 재정 상태를 알았음에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유 판사는 “동자청의 적극적인 참여 권유로 피고인이 사업 시행자 지정을 신청했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삼아 무죄를 선고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남씨는 2017년 8월 특수목적법인(SPC)인 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동해이씨티)을 설립했고 2018년 1월 망상지구에 속한 동해시 임야 178만㎡(54만평)를 143억원에 낙찰받았다. 남씨가 낙찰받은 망상1지구 개발 사업은 6674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었으나, 당시 남씨가 세운 회사는 직원 5명에 자본금 5억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남 씨가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도록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주력회사의 재무상태를 부풀렸다고 보고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과 별개로 남 씨는 536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혐의로도 다수의 재판을 받고 있다. 남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채를 보유하며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렸지만,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 이로 인해 수백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명이 목숨을 끊기도 했다.
남씨는 148억원대 전세사기 혐의는 공범 9명과 함께 먼저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1심에서 사기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305억원대 전세사기 1심 재판은 인천지법에서 별도로 진행 중이며, 지난 6월에는 전세보증금 83억원을 가로챈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