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살인' 실제 사건 피해자 유족,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취하

영화 ‘암수살인’ 포스터

[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법적 공방에 휘말려 상영금지 위기까지 몰렸던 영화 ‘암수 살인’이 예정대로 오는 3일 개봉한다.

‘암수살인’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측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 유족은 지난달 30일 저녁 영화 제작사(필름 295)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제기한 가처분 소송을 취하했다”고 밝혔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의 이야기를 믿은 형사가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의 범죄 실화 극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온 에피소드를 본 김태균 감독이 실제 주인공 형사 등을 만나 5년간 인터뷰와 취재를 거쳐 완성했다.

하지만 예고편을 본 피해자 유가족이 “영화 속 장면이 실제 범행 수법과 장소, 시간, 피해 상태 등을 동일하게 재연해 고인이 된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지난달 20일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법원은 지난달 28일 심문 기일을 열어 양측 대리인의 주장을 들은 뒤 이르면 이날 중 상영 금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논란이 일자 필름 295는 공식 입장을 통해 “‘암수살인’은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채 잊혀가는 범죄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수사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는 취지에서 제작했다”면서 “특정 피해자를 암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관객이 오인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제거하고 각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는 과정에서 관련된 분들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점을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해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늦었지만 “제작사는 실제 피해자의 유가족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겠다”고 사과했다.

실제 필름 295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제작 과정에서 충분하게 배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은 제작사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영화가 암수살인 범죄의 경각심을 제고한다는 영화 제작 취지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중 일부가 영화 상영을 원한 점도 입장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