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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생명공학기업 옵티팜(153710)은 이종신장 이식 생존기간 ‘117일’로 국내 최고 생존기록을 갱신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국내 최고 기록은 115일였다.
현재 돼지 신장을 이식 받은 원숭이의 건강 상태가 양호해 180일을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아직까지 고형 장기의 이종 이식 임상 가이드라인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아서 각막과 췌도의 임상 기준점인 180일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생존 일수가 이전보다 현격히 늘어난 데는 형질전환돼지 제작 기술의 고도화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9년 진행한 동일 실험에서는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알파갈’이라는 돼지 유전자 1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1개를 삽입한 형질전환돼지가 사용됐지만 이번에는 돼지 유전자 3개를 제거하고 사람 유전자 2개를 삽입한 타입으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자체 최고 기록인 86일과 기존 국내 최고 기록인 115일을 동시에 넘어섰다.
집도의로 참여한 윤익진 건국대학교병원 교수는 “형질전환돼지의 신장을 활용한 다수의 국내 사례를 볼 때 이번 케이스가 여러 지표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형질전환돼지의 유전자 변형 수와 이들간의 조합이 면역 거부 반응 억제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최근 35일간 생존했다고 발표된 이종 간 이식 연구에도 옵티팜의 형질전환돼지가 사용됐다. 회사측은 해당 연구에 4개의 유전자를 변형한 형질전환돼지의 간을 제공한 바 있다. 지금은 진일보한 타입이 개발되어 있어 기존보다 생존일을 훨씬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5개 이상의 유전자를 변형한 다중형질전환 돼지를 개발해 비임상이나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회사는 옵티팜이 유일하다”며 옵티팜의 형질전환 기술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전북분소(동물모델연구그룹 황정호 그룹장)와 공동으로 수행됐다. KIT는 이종이식 기술에 대한 유용성과 안정성 평가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독성연구 분야 출연연구기관이다.
옵티팜은 올해 이종 췌도 비임상에 집중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신장 이식 영장류의 생존 기간을 세계적 수준까지 연장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종 신장 이식 분야의 세계 최고 기록은 2019년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49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