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사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각계 인사들이 봇물처럼 몰려 신라호텔 영빈관 내에 마련된 200여개 좌석을 모두 메우고도 부족해 복도에까지 의자를 놓고 강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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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국 이데일리 사장의 환영인사로 시작된 특별세션에서는 존 워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회장이 좌장을, 나세르 사이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강연을 맡았다.
존 워커 회장은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전망 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창립자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중동경제의 발전에 따른 국제자본의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럽과 미국정부에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MEDA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나세르 사이디는 레바논 경제통상산업부 장관을 지낸 정치가이자 경제학자다. 그는 경제와 통화, 금융을 아우르는 풍부한 정책경험을 바탕으로 아랍과 유럽, 아메리카 지역 중앙은행과 민간 금융회사의 어드바이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데 시간이 걸려 영어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걸 양해해 달라"는 가벼운 농담으로 시작한 사이디의 강연시간 동안 200여명의 청중은 MENA 지역에 불고 있는 정치 경제적 변화에 대한 세계적 석학의 명쾌한 분석에 집중했다.
사이디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MENA지역에 불고 있는 변화를 `아랍의 봄`이라고 부르지만 변화의 강도나 충격을 감안하면 `파이어 스톰`이라고 부르는게 더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사이디는 청중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하며 질의응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튀니지 대사관에서 왔다고 소개한 한 청중은 "저는 `혁명`이라고 표현하고 박사님은 `사태`라고 정의한다"며 "튀니지 혁명을 중동지역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동일선상에 놓고 평가하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튀니지인들은 전환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민주적 선거와 경제개발 계획을 완성해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고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즐기러 와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여 청중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답변에 나선 나세르 사이디는 자신이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레바논이 겪었던 어려움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인샬라` 모든 게 잘될 수 있다. 하지만 변화를 맞이하면 국민들은 기대를 가지게 된다"며 "신뢰할 수 있는 우수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더 악화될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또다른 청중은 중동 북아프리카 재건을 위한 은행을 설립하는게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에 대해 사이디는 "카다르의 제안으로 재건은행 설립이 IBRD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인적자원이 부족한 중동지역에서는 유럽과 같은 마샬플랜보다는 개발은행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