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오일머니…카타르, 아우디 F1 지분 30% 인수

이소현 기자I 2024.11.29 13:07:11

카타르 그랑프리서 29일 공식 발표 예정
모터스포츠 투자…車 기술력 개선 기대
중동 지역 F1 존재감 더욱 강화 전망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카타르의 국부펀드(QIA)가 아우디 포뮬러 원(F1) 팀의 지분 약 30%를 인수한다. 중동 국가들이 ‘오일머니’를 앞세워 석유 이후의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스포츠 인기 종목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전 세계 각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포뮬러 원 그랭프리에서 사우버 드라이버 발테리 보타스가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QIA이 “수억 달러” 상당의 자본을 투입해 아우디 F1 레이싱 팀의 지분 약 30%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카타르 도하 루사일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리는 카타르 그랑프리 첫날인 29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QIA는 아우디의 모기업인 폭스바겐의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 QIA가 과거 자동차 경주 분야에 직접 투자한 적은 없었지만, 모터스포츠 분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러한 거래가 이뤄지게 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QIA는 최근 워싱턴 위저즈 농구팀을 포함한 여러 스포츠 프랜차이즈에 투자하며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스포츠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이번 거래로 중동 지역에서 F1 내 존재감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으며, 카타르 항공은 F1의 글로벌 항공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아우디는 올해 초 사우버 그룹의 100% 지분을 인수했으며, 2026년부터 엔진 공급업체로 F1 투어에 합류할 계획이다. 사우버는 아우디의 레이싱 차량 제작과 경주 운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우버 팀은 컨스트럭터 순위에서 최하위(10위)를 기록하며 성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QIA의 이번 투자는 차량의 기술 및 엔지니어링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F1 투자 흐름은 상승세다. 미국 미디어 및 통신 기업인 리버티 미디어는 2017년 F1을 인수한 이후 ‘F1, 본능의 질주(Drive to Survive)’ 넷플릭스 시리즈 등으로 젊은 팬층을 끌어들이며 F1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예산 제한 규정 도입 이후 F1 팀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증가해 여러 대기업과 펀드가 F1 팀 지분을 인수해 왔다. 실제 영국 석유화학 기업인 이네오스는 메르세데스 F1 팀 지분 3분의 1을, 미국 사모펀드 회사인 MSP 스포츠 캐피털은 맥라렌 레이싱의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여러 대기업과 사모펀드가 F1 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QIA의 이번 투자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라고 F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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