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첨단산업 중심지로 개발하고 있는 강서구 마곡지구. 전형적인 미개발지역으로 남아 있던 곳이다. 이 곳에는 폐기물 수집장과 허름한 공장·창고 등이 대로변에 늘어서 있었다. 서울시는 이 곳을 드넓은 공원과 첨단 연구소·고급 주거지가 결합한 서남권 중심경제구역으로 개발키로 하고 사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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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노을공원 북쪽 상암동 길을 따라 들어가면 첨단 고층건물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LG CNS 상암 IT센터·KG IT센터·펜텍·누리꿈 스퀘어 등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바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다. 방송·게임·영화· 애니메이션·음악 등 디지털 문화 콘텐츠 분야 국내외 첨단기업을 유치해 동북아 정보미디어 비즈니스의 전략거점으로 육성될 곳이다.
이 두 곳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시 경제 활성화 방안의 미래상을 보여준다.
2006년 7월 민선 4기 시장으로 첫 발을 내딛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일성으로 서울을 2010년까지 세계 10대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오 시장은 10대 도시 진입을 위해 경제산업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서울시는 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인 `창의산업 육성 및 균형발전을 통한 서울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2006년 9월 발표한 바 있다.
◇ 4대 권역별 특화개발..미래 성장동력 구축
이 마스터플랜은 서울을 4대 산업벨트 권역으로 나눈 뒤 각각 특성화된 육성전략을 세워 추진한다는 게 핵심이다. 수도권 억제 정책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의 육성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디지털 콘텐츠,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금융, 디자인·패션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에 따라 서울시는 `도심 창의 산업 벨트`, `서남 첨단산업 벨트` `동북 NIT산업 벨트`, `동남 IT산업 벨트` 등으로 나눠 특화 개발이 진행 중이다.
우선 도심은 동대문운동장에 짓는 디자인 콤플렉스 일대의 동대문 디자인 클러스터와 상암동 DMC(디지털 미디어 시티), 여의도·용산의 국제 업무단지 등은 `도심 창의 산업벨트'로 묶어 디지털 콘텐츠·디자인·패션·금융산업의 메카로 육성되고 있다.
특히 서울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사업부지 안에 건립 중인 디자인 콤플렉스는 도심 창의산업벨트의 거점을 담당하게 된다. 시는 2010년까지 800억원을 들여 완공될 디자인 콤플렉스에 디자인 박물관과 전시 컨벤션 시설, 디자인 자료실, 디자인 교육실, R&D센터 등을 갖출 계획이다.
마곡 R&D(연구개발)시티와 구로디지털단지, 관악 벤처밸리 등은 `서남 첨단산업벨트`로 편입돼 정밀기기와 의료 소프트웨어 등 IT·NT·BT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또 공릉 NIT(NT+IT) 미래산업단지, 성동 준공업지역, 홍릉 벤처밸리 등은 `동북 NIT산업 벨트'로 정밀 의료장비· 의료 소프트웨어 등 IT와 NT 기술 융합형 산업, 신약·인공장기 등 의료 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밖에 `동남 IT산업 벨트'는 테헤란밸리와 포이밸리를 비롯 앞으로 조성될 강동 첨단업무단지, 문정·장지 물류단지를 기반으로 영화·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과 IT, 컨벤션 산업 중심지로 육성되고 있다.
◇ 30개 산업뉴타운 지정..지역경제 경쟁력 강화 초점
이와 함께 시는 낙후된 준공업지역을 산업뉴타운(구별 1곳이상, 총 30여곳)으로 지정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항도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은 "서울은 1980년대 이후 지속돼 온 수도권 규제로 산업집적 기반이 공동화 됐다"며 "지역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산업뉴타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산업뉴타운 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성수(정보기술) ▲마포(디자인) ▲종로(귀금속) ▲여의도(금융) ▲중구(금융) ▲양재(연구 · 개발) 등 6개 지구를 산업뉴타운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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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년에는 중랑·성북·도봉·구로 등 8개 지구가 지정되는 등 2012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매년 6개 이상의 산업뉴타운을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산업뉴타운 프로젝트에는 모두 3조4420억원이 투입된다.
시는 산업뉴타운 지구에 용적률·건폐율·높이 제한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 이미 신성장동력산업지구로 지정됐거나 이 지구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곳에는 도시계획(지구단위계획)상의 혜택도 주어진다.
시는 또 지구별로 권장업종에 임대공간·기술개발 등 혜택을 제공하는 거점(앵커)시설을 건립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에 1000억~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뉴타운은 지구별로 특성에 맞는 유망산업을 키워 지역간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1차 산업뉴타운 가운데 성수·마포·종로 등 3개 지구에 1873억원을 투자해 우선 육성하기로 했다.
성수 IT(정보기술)지구는 성수동(79만8611㎡)에 IT 선도시설이,마포구 디자인지구는 서교동(77만8285㎡)에 신진 디자이너의 창업보육센터와 전시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종로구 귀금속 지구는 귀금속 상점들이 밀집한 종로3가 일대(12만5180㎡)를 중심으로 육성된다.
시는 또 영등포구 금융지구인 여의도동(39만5214㎡)에 동북아 금융거점 도시를,중구 금융지구인 다동(38만361㎡)에 전통적인 금융중심지를, 서초구 양재 R&D(연구·개발) 지구인 우면동(5만3553㎡)에는 연구·개발 집적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 각종 개발 인센티브 남발.."구호만 요란" 지적도
하지만 서울시의 경제도시 구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당장 기능 중복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국제 업무 기능이라는 정책 목표를 두고 서울시가 개발하는 곳만 상암, 여의도, 용산, 도심 등 4곳에 달한다"라며 "4곳 모두 국제적인 금융기관, 기업을 유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어떻게 차별화할지 어떤 기업을 유치할지에 대한 실행방안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사전 검증 없이 개발이 확정되고, 각종 인센티브를 남발해 결과적으로 난개발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연대 도시계획 부장은 "서울시는 자치구의 경쟁력 강화라는 이름 아래 공장부지 용도변경, 용적률, 건폐율 완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용 하나 하나를 따져보면 업무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태반"이라고 말했다.
남 부장은 이어 "해당 부지를 소유한 기업 입장에선 어느 정도 공공기여만 하면 개발에 따른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라며 "서울시의 이 같은 개발 방향이 진정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개발에 따른 부동산 불안 요인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서울시가 우후죽순 격으로 개발 계획을 쏟아내면서 땅값이나 집값이 요동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시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개발계획을 내놓는 것은 공감하지만 각종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조치는 미흡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주목! 서울 국제경제자문단 회의
서울시는 경제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하드웨어 구축과 함께 국제 경제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소프트웨어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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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9회 서울국제경제자문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도시 서울, 브랜드 마케팅 전략'으로 ▲서울 브랜드 핵심가치 창출 ▲세계 브랜드 서울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전략 ▲효과적인 서울 브랜드 관리 및 고객관리 전략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데이비드 엘든 HSBC회장 겸 SIBAC의장을 비롯해 노부유키 노무라증권 회장과 크리스토퍼 포브스 포브스지 부회장, 리처드 스미스 뉴스위크 회장, 에드워드 돌먼 크리스티 인터내셔널 PLC 대표이 참석한다.
또 루돌프 슐라이스 차이나 오토 일렉트로닉스그룹 회장, 마틴 브루더뮐러 BASF SE BOD멤버 등이 참석해 경제도시로서 서울이 도약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