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단순히 국채금리가 높아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금리가 오르면 미국 정부가 새로 발행하는 국채의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만기가 돌아오는 기존 부채를 차환하는 비용도 커진다. ‘이자비용 증가→재정적자 확대→국채 발행 증가→금리 상승’의 고리가 굳어지면 미국의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장기금리 6%가 단순한 금리 수준을 넘어 미국 경제의 취약성을 시험하는 경계선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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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부채는 10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규모 재정지출이 부채 증가를 가속했지만 팬데믹 이후에도 재정적자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8%에 달했다. 경기침체가 아닌 상황에서도 GDP의 5~6%에 이르는 재정적자가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끈질긴 인플레이션과 막대한 국채 공급, 이란 전쟁 관련 지출 등이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재커리 그리피스 크레디트사이츠 매크로·투자등급 전략 책임자는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재무부에 더 높은 차입비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GDP의 5~6%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계속 낸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토마스 번 전 무디스 수석부사장은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지금 부채가 너무 많고 재정 규율도 없다”며 “중기적인 재정계획이 없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국가신용도가 상당 부분 악화했다”며 중기적인 재정건전화 계획이 없다면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가 최근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 환매) 규모를 확대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바이백은 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할 수 있지만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재정적자를 GDP의 3%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경제성장과 관세수입 증가를 통해 재정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지만 시장에서는 결국 증세나 지출 삭감 같은 정치적으로 어려운 선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1970년대 이후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국채 발행을 핵심 원칙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최근 바이백 확대 등 시장 대응이 잦아지면서 국채 발행과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블레이크 그윈 RBC캐피털마켓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커진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6%’보다 무서운 것은 고금리 장기화
미 30년물 국채금리가 6%에 도달한다고 해서 경기침체가 자동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2000년에는 30년물 금리가 월평균 6%를 웃돌았지만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재정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지금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국채 발행으로 메워야 한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까지 늘면서 채권시장 내 자금 수요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30년물 금리가 6%를 찍느냐보다 높은 금리가 얼마나 오래가느냐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기업과 가계의 조달비용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이자가 늘어날수록 재정적자는 다시 확대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지적한 ‘안전자산 프리미엄’ 약화도 같은 맥락이다. 과거 미국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라는 지위 덕분에 미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쏟아지는 국채 물량을 시장이 흡수하는 대가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흡수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40조 달러 부채와 6%에 육박하는 장기금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지금 미국이 늘어나는 부채와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채→고금리→이자 부담→추가 부채’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할수록 그 위험은 기업과 가계를 넘어 미국과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어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230065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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