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답변은 “가상자산이 뭐길래 왜 이렇게 취재할 게 많죠”다. 원인은 트럼프 탓이다. 비트코인 수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트럼프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폭주 중이다. 특히 그는 지난주엔 “금융의 새로운 개척지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가상자산 산업 망하도록 두지 않겠다. 되돌릴 수 없도록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의 허언·허풍으로 일축하기엔 시장 변화가 태풍급이다. 테더·서클 등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확대 속도는 너무나 빠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33조달러로 4경원을 돌파했다. 2030년에는 56조달러로 8경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상품까지 출시되나’ 할 정도로 월가에선 다양한 가상자산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주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승인으로 예측시장 플랫폼인 칼시가 신청한 ‘비트코인 가격 연동 무기한 선물’이 조만간 출시된다. 기관 투자들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넘어 최근에는 하이퍼리퀴드(HYPE) 현물 ETF에 투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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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변화를 이끈 건 정책이다. ‘규제 명확성’이다. 지난해 지니어스 액트부터 올해 클래리티 액트, 디지털에셋 패리티 액트까지 불투명한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는 제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코인 저승사자’로 알려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연방 증권법 해석지침을 통해 대부분의 가상자산이 증권이 아니라고 명확한 유권해석을 내려줬다.
우리나라 디지털자산 업계는 ‘미국처럼 이랬으면’ 하는 부러움과 함께 긴장하는 분위기다. 넋 놓고 있다가 미국 달러에 다 먹히는 건 아니냐는 공포다. 최근 미래에셋과 코빗, 한국투자증권·코인원·OKX,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와 두나무, 하나금융그룹·두나무·네이버 등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것도 이같은 심리와 맞물려 있다. 선제적 준비 없이는 도태될 것이란 위기감이다.
결국 가상자산 유스케이스가 만들어지려면 제도적 불확실성 리스크가 사라져야 한다. 국정과제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 비트코인 현물 ETF, 법인 시장 개방, 유령처럼 떠도는 금가분리(금융자산의 가상자산 지분 소유 금지) 해소 등 제도적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 국회와 정부가 6.3 지방선거 이후 이해관계 중재 역량과 추진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