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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 조금만 바꿔도 특허 회피 가능한 제도 손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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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6.02.11 07:10:20

[미투 유혹에 멍드는 K푸드]③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 인터뷰
오리지널 연상 땐 제제할 방안 필요
비용부담 큰 소송으론 해결에 한계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식품업계에 이른바 ‘미투(me-too) 제품’이 만연한 것은 현행 특허·디자인 제도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품의 외형부터 콘셉트까지 유사한 ‘미투 제품’이 식품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지만 K푸드의 신뢰도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식품 신제품은 대단한 신기술이나 신소재가 아니라, 기존 재료를 새롭게 조합한 아이디어가 핵심인데도 이를 보호해 줄 제도가 없다”고 말했다. 식품은 입으로 들어가는 제품이다 보니 신소재나 신기술이 오히려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어 기존 재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최근 초코파이류 ‘몽쉘’을 겨냥한 유사 제품 ‘쉘위’ 논란과 관련해 “초코파이, 몽쉘처럼 히트한 제품마다 비슷한 제품이 쏟아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현재 특허·실용신안·디자인 제도로는 식품업계의 모방을 제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소금·설탕 비율을 조금 바꾸거나, 밀가루에 쌀가루를 섞는 등 레시피를 미세하게만 바꿔도 특허 침해를 피해갈 수 있다”며 “소비자가 봤을 때 오리지널 제품이 연상되는 모양·컨셉이라면 이를 권리로 인정해주는 ‘식품 특화 보호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조 제품의 권리를 인정해주지 않는 구조다 보니 베끼고 베낌을 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게 현실이다. 소송 역시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 교수는 “법원 판단에 따라 상식적인 수준에서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해 줄 수도, 안 해줄 수도 있다보니 시간과 비용만 많이 드는 구조”라며 “특히 중소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소송을 감당하기 어려워 미투 제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독창적 신제품·기술에 대한 세액공제, 신기술 인증 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 교수는 “독창적인 신제품·기술에 세액공제를 더 주자는 의견이 있지만, 그건 ‘따라 해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며 “오리지널 제품에 인센티브를 주는 수준으로는 미투를 막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모방한 쪽에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고, 아예 못 따라 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누가 봐도 미투인 제품에 대해서는 재판이 아니라, 전문 심사기구 등이 명확하게 판정하고, 판정 이후에는 그동안의 부당이익을 몇 배로 환수해 원조 개발사에 돌려주는 제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식품업계 내부에서도 미투 관행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안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법과 제도에서 식품의 아이디어·오리지널리티를 보호해주지 않으면, 미투 제품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 오인을 유발하는 유사 제품에 대해선 사회적·제도적 경고장을 날릴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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