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결핵, 홍역, 에이즈 등 역사상 큰 질병들이 대부분 인간의 힘으로 정복돼왔지만, 암에 있어서만은 최근까지 발병율과 생존율에서 큰 개선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항암제는 크게 제1세대 항암제인 화학항암제, 2세대 항암제인 표적항암제,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로 분류된다. 대사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의 독성과 내성, 낮음 반응률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4세대 항암제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항암치료제의 대표적인 약물은 MSD사의 키트루다이다. 국내에서도 18개 암종에서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글로벌 매출액이 연 17조원(2022년)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항암치료제다.
대사항암제는 암세포의 대사활동을 차단해 소위 암을 굶겨 죽이는 기전으로, 전 세계 연구진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키트루다 이후 항암제 블록버스터 신약이 나온다면 대사항암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미 뉴지랩파마가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사항암제 ‘KAT(Ko Anti-cancer Technology)’의 임상 2a+ 1상 승인을 받았다.
뉴지랩파마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출신으로 현재 대사항암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인 재미교포 과학자 고영희 박사가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신약 개발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세계 최초로 간암을 타깃으로 한 대사항암제의 임상 승인을 받아 글로벌 항암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임상 승인이 나서, FDA에서도 대사항암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상용화에 성공한 대사항암제는 2017년 FDA의 승인을 받고 판매중인 미국 아지오스사의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아이드하이파(Idhifa)’가 있다. 미국 내에서는 하버드와 MIT 같은 대학기관과 MD앤더슨암센터와 같은 의료기관을 주축으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사 항암제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2019년 MSD(미국 머크사)가 임상 2상 단계의 대사항암제 후보물질(OKN007)을 보유한 ‘펠로톤 테라퓨틱스’를 22억 달러(한화 약 2조 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 확보도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미 뉴지랩파마는 지난해 간암에 대한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획득함으로써 임상 기간 단축과 개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KAT-101은 임상 2상만 마치더라도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통해 약품 판매를 기대할 수 있다.
뉴지랩파마 관계자는 “KAT은 전임상 과정에서 대부분의 고형암에 대해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며 “약효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만큼, 최단기간 내 상업화를 완료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KAT이 품목허가를 받으면 세계 최초 고형암 대상 대사항암제의 탄생이며, 생존율이 2.8~3%에 불과한 간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전세계 간암 환자의 50%가 발생하는 중국 시장을 타겟으로 한국에서도 동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간암 임상 완료 후 적응증을 모든 고형암으로 확대 적용 예정”이라며 “간암에 대한 임상 자료를 바탕으로 바로 임상 2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지랩파마의 대사항암제 KAT은 ‘3BP(3-Bromopyrovate)’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암세포 특유의 에너지 대사를 차단,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차세대 항암제’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에 대한 피해가 없어 부작용과 내성 발현을 최소화하면서도 반응률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미 뉴지랩파마의 임상을 시작으로 암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대사항암제의 비중이 획대될 것이라는 업계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