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제대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뒷 탈이 없는 법이다. 첨단기기에 민감하고 능통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게 수개월 밤낮없는 시간이 흘렀다.
작년 8월말, 드디어 스마트폰용 주식거래 시스템 영웅문S가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6개월째, 이제는 자신있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다. "필적할 만한 곳이 없노라"라고. 김도완 키움증권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얘기다.
"압박감이 상당했습니다. 대표이사부터 말단 직원까지 키움의 주식거래 시스템은 최고여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키움을 통해 거래해 온 고객들의 기대도 컸죠"
잘해야 한다, 다른 곳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부담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브로커리지로 먹고 사는 증권사에 주식거래 시스템은 그야말로 핵심 무기와 다를 바가 없다. 브로커리지가 단지 수익의 일부에 불과한 증권사와는 생각의 출발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매달렸습니다. 모바일도 역시 키움이구나 하는 평가를 듣도록 하자는 게 목표였습니다"
키움증권의 HTS 영웅문은 가히 신화적이다. 실시간 잔고와 실시간 조건검색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기능을 최초로 도입했다. 수 차례 새로고침을 누르며 인내했던 고객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시 후 3개월만에 시장 점유율이 두 배로 늘었다.
"키움은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는데 이들이 영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를테면 `이 트레이딩 시스템이 영웅이 되기 위한 문이다`라는 의미를 담은 거죠"
그 신화가 모바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내놓은 지 두달 만에 이용자수는 물론 거래대금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먼저 내놓은 타사를 가볍게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갤럭시S와 아이폰 각각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되 주식거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반응 속도와 그래픽, 화면간 연동성이 모두 최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샀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이어 내놓은 아이패드용 주식거래 서비스 `영웅문T` 역시 김 이사 손을 거쳤다. 파리지엔과 가을농장 등 두 가지 버전으로 내놔 선택하는 즐거움을 준다. 구석구석 깔끔하면서도 수시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 웃음을 부른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필요한 정보를 눈 앞에 펼쳐낸다.
HTS 영웅문에서 영웅문S, 영웅문T까지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언제 어떤 기기가 새로 나와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할 지 모르기 때문.
만들어 둔 시스템에서 오류가 나지는 않는지, 추가로 보완해야 할 사안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요즘도 그가 홈페이지내 오픈 게시판을 틈틈이 살펴보는 이유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브로커리지와 주식 거래 시스템 면에서는 키움이 항상 주도적으로 나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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