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기후변화 대응 조직 탈퇴…트럼프 기조 맞추나

김윤지 기자I 2025.01.10 13:41:08

ESG 선도하던 블랙록, NZAMI 탈퇴
"관행 혼란 야기에 법적 조사도 받아"
美대형 은행도 기후변화 단체 연이어 탈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기후변화 회의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떠났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AFP)
9일(현지시간) 블랙록은 고객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라는 목표를 지원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그룹인 ‘탄소중립 자산운용사 이니셔티브(NZAMI)’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이런 기관 일부에 가입함으로써 블랙록의 관행에 혼란을 야기했고 여러 공공 기관으로부터 법적 조사를 받았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다”라는 발언으로 유명하다. 이후 블랙록은 투자하는 기업들에 비즈니스 모델이 넷제로(탄소 중립) 경제와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 계획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반발도 적지 않았다. 텍사스, 오클라호마 등 공화당 지지 성향의 주(州)들은 블랙록이 기후변화 대응 조직에 참여해 투자자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블랙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쟁사인 뱅가드가 2022년 말 NZAMI에서 탈퇴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주요 대형 은행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은행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Net-Zero Banking Alliance)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후 변화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관련 정책이나 이니셔티브에서 대대적으로 물러나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집권 1기인 2019년 11월 미국은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은 2021년 파리협약에 다시 가입했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파리협약 재탈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기후 변화를 “사기”라고 부르며 관련 규제를 철폐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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