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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끝 빛이 보인다"…코로나 확산세 꺾인 유럽

정다슬 기자I 2020.04.06 10:30:03

伊 사망자 2주만 최저치…스페인 나흘째 신규 사망자 감소
프랑스·스페인·벨기에·핀란드 봉쇄 완화 위한 전문가委 마련
확진자 여전히 증가세…"봉쇄 완화 이르다는 목소리도"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아파트 거주민이 교회 옥상에서 열리는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각국이 슬슬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는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섣불리 사회적 거리를 해제했다가는 2차 감염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도 있어, 이전과 같은 수준의 경제활동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사망자·확진자 증가세 둔화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로나19 신규 사망자 수는 525명으로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427명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숫자다.

확진자는 총 12만 8948명으로 전날보다 4316명 늘어 일주일 연속 4000명대를 유지했다. 여전히 높은 수치지만, 매일 확진자가 6000여명씩 늘어났던 발병 초기보다는 훨씬 안정된 수치다.

이탈리아 시민보호청의 안젤로 보렐리 청장은 코로나19 집계치에 대해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

스페인 역시 신규 사망자 수가 나흘 연속 줄어들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 2418명으로 전날보다 674명 늘었다.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 2일 95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계속 감소하고 신규 확진자 발생률도 열흘 전 14%에서 지난 1일 8.2%로 줄어든 데 이어 이날 4.8%를 기록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우리는 터널 끝에서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신규 사망자 수(병원 사망자 기준)도 5일 만에 가장 적은 518명을 기록했다. 확진자 수도 지난 3월 21일 이후 최저치인 1873명을 기록했다.

독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명에 육박했다.

독일 400여개 지역 보건 당국의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리스크레이어와 칼스루에 기술기관은 이날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만 8765명, 사망자는 1524명이라고 발표했다. 독일의 코로나19 치명률은 1.52%로, 지난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0.5% 아래였으나 요양원 집단 감염 등으로 노령층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계속 늘고 있다.

다만 독일 보건당국은 확진자 1명이 최대 7명을 감염시켰다가 최근 들어 1명을 감염시키는 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몇 달 이어질 듯…토론에 대중 참가시켜야

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자, 유럽 각국은 2차 감염을 피하면서도 일부 기업과 학교 등에 대한 봉쇄 조치를 완화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벨기에·핀란드 등은 이를 위한 전문가위원회를 설립,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에 들어갔다.

산체스 총리는 국가비상사태를 오는 26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지만, 부활절인 12일 이후로 제조·건축 등 비필수적인 생산활동에 대한 금지령은 해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염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입하면 우리는 국가를 정상화하고 우리의 경제를 재건하려는 움직임에 들어갈 것이다”며 “특정 역학 전문가팀이 현재 사회·경제활동을 재개하기 위한 계획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지난주 규제 완화에 대해서 처음으로 언급했다. 덴마크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국가비상사태와 국경 폐쇄에 들어간 나라다.

메테 프레데릭 장관은 “부활절을 지난 후, 2주간 우리 덴마크인들이 계속 사회적 거리를 지속하고 확진자 수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우리는 점진적으로 조용히 통제된 사회개방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책임자인 보렐리 청장은 다음 달부터 점진적인 개방이 이뤄질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그는 “날짜를 못 박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지금부터 5월 16일 사이에 우리가 국가 폐쇄 ‘2단계’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메시지 관리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잘못된 메시지 전달은 사회적 거리를 다시 해제시키고 전염병 확산을 다시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보건 당국자는 “건강 정책 측면에서 수용할 수 있는 ‘단계적인 폐지’라는 것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공개적으로 (규제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인 스테판 세이벗은 파이낸셜타임즈에 “현재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조치를 완화할 만한 단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며 “물론 정신적으로는 준비할 수 있지만,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에 있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를 완화하기 앞서 이 토론에 대중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독일 쾰른 대학교의 크리스티안 우펜 교수는 “개방이 언제 진행될지는 몰라도 방법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며 “그들은 지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를 납득하기 위해서는 정치지도자들이 몇 달동안 하려는 일이 정당하다는 것을 그들이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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