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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거래위원회(FTC) 등 주요 규제기관의 간부들을 인용해 각 기관에서 일하는 변호사 수백명이 지난주 로펌이나 기업 등에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헤드헌팅 업체인 해치 헨더슨의 파이블의 채용담당자 미셸 파이블은 공무원들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기도 했다면서 “지난 몇 주 동안은 로펌 경영진들과의 만남으로 (일정이) 가득 찼었다”고 말했다. 뉴욕의 한 선도적인 기업에서 재직 중인 부서장도 “수십년의 정부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을 포함해 (공무원들의) 이력서가 그야말로 쇄도(deluged)했다”고 전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공무원들의 이탈은 흔한 일이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평균을 웃돈다. 정권 교체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고위직 뿐 아니라, 정부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아온 실무진들까지 이직 움직임에 대거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규제 완화 및 대량 해고를 예고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변호사들은 주로 규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팀이 해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교육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그의 동료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교육부에 그치지 않고 법무부 축소, 연방수사국(FBI) 폐쇄를 비롯해 다른 주요 기관들도 몸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2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부효율성부서(DOGE)의 공동 의장을 맡은 비벡 라마스와미는 연방 정부 직원의 75%를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또다른 공동 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고하고 싶은 공무원 4명의 실명을 공개하기도 했다.
연방검사 출신으로 베이커 맥킨지에서 북미 소송 및 정부 집행 그룹을 이끌고 있는 위지 드바니는 “트럼프 당선인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을 차기 법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법무부 내부에선 트럼프 2기의) 변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으며, 일부 경력 변호사들이 서둘러 정부를 떠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펌이나 기업들은 정부 소속 변호사 및 주요 공무원들의 이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DLA 파이퍼의 프랭크 라이언 회장은 “해고 규모가 얼마나 되든 기업들에는 정말로 재능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능력 있는 인재를 ‘골라’ 뽑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는 얘기다.
파이블 채용담당자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자율이 낮아지고 세금 구조가 더 유리해지면서 인수·합병(M&A) 거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채용에 연쇄 효과를 미칠 수 있다”며 “거래 흐름이 증가하면 (M&A 이외) 다른 모든 실무 분야에서도 모든 종류의 채용이 실제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