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취록에 따르면, 유가족이 연병장을 몇 바퀴 돌게 했느냐고 묻자 중대장은 “제가 지시한 거는 세 바퀴였습니다”라며 “두 바퀴를 돌다가 세 바퀴 돌 때쯤, 그러니까 한 바퀴, 두 바퀴 뛰고 세 바퀴를 한 50m 정도 갔을 때 쯤 쓰러졌다”고 대답했다.
유가족이 또 “그러면 빠른 속도로 선착순처럼 이런 식으로 돌렸나요”라고 묻자, 중대장은 “아닙니다. 쓰러질 당시에 선착순 이런 걸 시키지 않았고 딱 세 바퀴만 열을 맞춰서 제대로 맞춰서 같이 뛰어라,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속도 같은 거 통제하지 않았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대장은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을 선착순 뜀 걸음 1바퀴를 실시했고, 팔굽혀펴기와 뜀 걸음 세 바퀴를 잇달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센터는 “5월 24일의 거짓말은 사건 발생 이후 중대장이 사고 상황을 어떤 식으로 진술하고 다녔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단서”라면서 “적어도 중대장은 5월 24일 유가족에게 상황 설명을 한 시점까지는 자신의 가해 사실을 숨기고 ‘연병장을 3바퀴 뛰게 했는데 2바퀴를 뛰고 난 후 박 훈련병이 쓰러졌다’고 축소 진술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가족 앞에서까지 스스럼없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아 사고 발생 직후 소대장이나 군의관에게 가해 사실을 소상히 얘기했을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대장과 부중대장(25·중위)은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 주둔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 훈련을 하면서 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훈련병에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15일 재판에 넘겨졌다. 중대장은 숨진 훈련병의 모친에게 문자 메시지로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