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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번엔 과연 유럽 최대 증권거래소가 탄생할 수 있을까. 독일 도이체뵈르제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합병을 견제하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자회사를 매각하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독점 우려가 완화되면서 합병 승인이 날지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뵈르제와 LSE는 합병으로 인해 독점구조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이는 EU 경쟁당국측에 LSE의 자회사인 프랑스 청산소를 매각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출했다. 이날은 마침 EU 당국이 양측에 독점 우려를 낮출 만한 절충안을 제출하라고 제시한 마감시한이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EU 경쟁당국 관계자들은 양사 합병안에 대한 시장 우려와 관련해 지난주 두 증권거래소측과 면담을 진행해왔다. 특히 두 거래소가 합병할 경우 거래소 뿐만 아니라 런던청산소(LCH)와 유렉스가 합쳐지면서 등 덩치가 커진 청산소가 유럽내 선물과 옵션, 스왑 등 각종 파생상품 거래 청산을 독점하고 수수료를 임의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해왔다. 이제 당국은 LCH의 영국사업부문과 유렉스 두 청산소의 반독점 저해 여부만 검토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 청산소 매각은 경쟁당국의 우려를 낮추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카르스텐 켄게터 도이체뵈르제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은 절충안은 EU 경쟁당국 승인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사실 당국이 우려하는 가장 큰 부분이 바로 LCH와 관련된 대목이었다”고 덧붙였다.
도이체뵈르제와 LSE이 합병이 성사되면 유럽 최대 거래소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파생거래상품 거래 등에 있어서는 세계 최대인 미국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를 앞서는 거래소로 거듭나게 된다. 이 때문에 프랑스나 벨기에, 네덜란드 등 주변국 증권거래소와 정부들이 독점 우려에 해당 합병안을 비판해왔다. 유럽 금융허브인 런던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본거지이자 유로화 화폐 결제의 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결합하면 자국 경쟁력이 더욱 떨어지게 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