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서 윤 당선인은 대전 3.11%·충남 6.12% 차 승리
그간 민주당 텃밭이었던 지역까지 차지 국힘 인사들 고무
각 정당들 6월 지방선거모드로 전환 치열한 한판승부 예고
[대전·천안=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에서 그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대거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과 충남지역의 민주당 소속 현역 광역·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이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 20대 대선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10일 새벽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득표율이 역전되자 환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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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대전 전 지역과 충남의 대부분 지역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을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윤 당선인은 대전에서 49.55%(46만 4060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보다 3.11%포인트(2만9110표) 더 높은 득표 격차다. 윤 당선인의 득표율은 대전 5개 자치구에서 모두 이 후보를 앞질렀다. 특히 그간 보수정당의 우세 지역이었던 대전 동구와 중구, 대덕구는 물론 진보정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대전 서구와 유성구 모두 국민의힘 윤 당선인이 승리해 대전에서 활동 중인 진보진영 인사들이 충격에 빠졌다.
이 중 대전 서구는 국회의원 6선을 지내며 국회의장에 오른 박병석 의원과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의원의 지역구다. 서구에서만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한 유권자가 민주당보다 1만 154명 더 많았다. 유성구는 2007년 17대 대선 이후 처음으로 보수당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왔다. 유성은 KAIST와 충남대, 한밭대, 목원대 등의 대학가와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원들이 밀집해 있어 1인 가구나 20∼30대 유권자 비율이 높은 영향으로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여왔던 곳이다.
충남지역의 대선 결과도 국민의힘으로 약진으로 끝났다. 충남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은 67만 238표(51.08%)를 획득, 58만 9991표(44.96%)를 얻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6.12%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의 16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전통의 강세지역인 아산시와 천안 서북구 2개만 지키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국민의힘에 내줬다. 이번 대선 득표율이 공개되자 12년 만에 도지사 탈환을 공언해 온 국민의힘은 잔뜩 고무된 분위기이다. 국민의힘 충남도당은 감사 성명을 통해 “마침내 충청인이 소망하던 충청 대망론의 결실을 거둔 선거”였다며 충남과 윤 당선인의 인연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제20대 대통령선거 전국 개표율이 80%를 넘어서며 초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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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면서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충청권에서 광역단체장 전원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또 민주당은 대전 5개 자치구 구청장 전부와 충남 15개 시·군 중 11개에서 당선인을 배출했다.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대전시의원 22석 중 1석을 제외한 21석을 싹쓸이했고 충남도의원 42개 의석 중 33석을 가져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통해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유권자들이 대거 보수진영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판단, 국민의힘 소속 출마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기 위해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현재 민주당이 대전과 충남에서 대부분 지방권력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에 동요하지 않고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를 찍었다”며 “이 같은 민심의 변화를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인사들은 “20대 대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며 “이번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선거가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