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스타 기업들이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하면 ‘글로벌 톱100’에 근접한 회사조차 없었다. 최근 10년간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진입한 기업 비중 역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저조했다. 세계적인 기업의 수가 곧 국가 경쟁력인 만큼 제도적인 지원 환경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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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22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하는 ‘2024 글로벌 2000대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00위 안에 위치한 글로벌 최상위권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두 곳에 불과했다. 2000대 기업 명단은 매출,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을 종합해 선정한다.
1위는 미국 JP모건 체이스가 올랐다.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사우디 아람코, 중국공상은행(ICBC),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국 아마존, 중국건설은행(CCB),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중국농업은행(ABC), 미국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이 10위권에 포진했다. 일본 토요타와 미국 애플은 각각 11위, 12위를 기록했다.
2000대 기업에 든 한국 업체는 총 61개였다. 그 중 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는 500대 기업 안에는 9개(14.7%)만이 포함됐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외에 KB금융그룹(250위), 신한금융그룹(304위), 하나금융그룹(411위), 포스코(412위), 현대모비스(465위), 삼성물산(493위) 등이다. 이는 미국(176개), 중국(57개), 일본(45개), 영국(25개), 프랑스(24개), 캐나다(20개), 독일(18개), 인도(16개), 스위스(12개) 등보다 적은 규모다.
특히 한국보다 2000대 기업 수가 적은 독일(50개)보다 상위 500대 업체 수는 적었다. 한국 기업들 대부분은 2000대 기업 중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독일 상위권 기업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 외에 IT, 기계, 금융 등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나왔다”며 “한국도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20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비중 역시 한국이 저조했다. 한국 기업 61개 중 10년 전인 2014년 명단에는 없었던 곳은 16개였다. 비중으로는 26.2%였다. 중국(59.3%), 인도(42.3%), 미국(37.5%) 등보다 신규 진입률이 훨씬 낮은 셈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익도 주요국에 비해 낮았다. 등재 기업 수는 한국이 61개로 6위였는데, 국가별 등재 기업의 순이익을 모두 합한 전체 순이익 규모는 649억달러로 12위로 떨어졌다. 한국보다 2000대 업체 수가 적은 캐나다(1104억달러), 독일(1017억달러), 프랑스(1439억달러) 등보다 낮은 수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첨단산업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한 국가가 보유한 세계적인 기업의 수는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스타 기업들이 등장하려면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