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종근당(001630), 한미약품(128940), JW중외제약(001060), 대웅제약(069620) 등 11개사가 총 22개의 글리벡 제네릭 제품을 허가받았다. 보험약가 등재 절차를 거쳐 이르면 6월께 발매될 예정이다. 오는 6월 글리벡의 특허가 만료되는 즉시 제네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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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처방실적은 1001억원으로 전체 의약품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대형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신제품 기근에 시달리는 국내 업체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하지만 제네릭 제품의 시장성은 밝아 보이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글리벡에 비해 제네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노바티스가 현재 글리벡을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약값의 5%를 지원하고 건강보험공단이 백혈병 치료 약값의 95%를 지원하고 있어 환자들은 사실상 글리벡을 무료로 복용하고 있다.
현재 제네릭을 허가받은 업체 중 약가지원을 계획중인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비싼 약값을 지불하면서 제네릭을 복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 효과가 더 좋은 약물이 속속 등장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지난해 글리벡보다 강력한 효능을 가진 노바티스의 ‘타시그나’와 한국BMS의 ‘스프라이셀’이 글리벡과 동일한 1차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향후 글리벡보다 강력한 후속약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글리벡 제네릭의 입지도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결국 제약사들이 수억원을 들여 제네릭을 개발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제네릭 개발 전략은 다양한 시장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동아제약의 위염약 ‘스티렌’은 제네릭 제품이 54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지만 스티렌의 특허가 만료되지 않아 발매를 못하고 있다. 허가용으로 만든 수백만정은 사용기한 만료로 이미 버려진지 오래다.
B형간염치료제 ‘제픽스’의 제네릭 제품들이 일찌감치 허가를 받고도 제픽스가 높은 내성 발현율로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시장성이 추락한 사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시장 전망을 고려하지 않는 ‘묻지마 개발’ 전략으로 신약개발에 투입돼야 할 연구개발비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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